‘정신의 갈증은 깊어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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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갈증은 깊어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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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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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을 2010년 12월부터 수 행하며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며 마음에 대한 사상적 연구와 치유, 도야, 공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 램을 수행 중인 원광대학교 마음 인문학연구소(소장 고시용)와 본 지가 7월 4일(수)부터 18일(수)까 지 유럽(독일, 스위스, 프랑스, 영 국)의 14곳의 명상센터와 수도원 (◀독일 : 레겐스부르크 발도르프 학교(Freie Waldorfschule Regensburg), 원불교 레겐스부 르크교당, 레겐스부르크 선(禪)센 터 불이선원(不二禪院, Zen- Center-Regensburg), 벨텐부 르크(Weltenburg) 수도원, 네팔 히말라야 파빌리온(Nepal- Himalaya-Pavilion), 노르트발 트젠도(Nordwald Zendo), 디트 푸르트(Dietfurt) 프란치스코 수 도원, ◀프랑스 : 원불교 파리교 당, 떼제(Taize) 공동체, 파리 불 교아카데미, ◀영국 : 아마라바티 명상센터(Amaravati Buddhist Monastery), 담마디파 위빠사나 센 터 (Dhamma Dipa Vipassana Meditation Centre), 까규삼예종(Kagyu Sammye Dzong), 런던불교협회London Buddhist Centre))을 찾아 유럽 에서 불고 있는 마음탐구의 현장 을 둘러봤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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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모를 뿐
숭산 큰스님(사진 ①, 1927~2004), 일찍이 달라이 라마, 마하 고사난다, 틱낫한 스님과 함께 세계 4대 생불(生佛)로 불리었던 그가 바로 레겐스부르크 선센터 현각 스님의 스승이다. 평남 순천 출신으로 청년시절에는 독립운동에 뛰어들기도 했던 숭산은 1947년 마곡사에서 출가, 1958년 화계사 주지, 1960년 대한불교신문사 사장을 맡기도 했었다.


1966년부터 30년간 일본, 홍콩, 미국, 캐나다 토론토, 폴란드 바르샤바, 영국 런던, 스페인 팔마데마요르카, 브라질,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등 세계 30여 개국 120여 곳에 선원(禪院)을 열어 선이라면 일본 불교의 젠(禪)을 떠올렸던 서양인들에게 한국 불교의 간화선 전통을 전파하는 데 큰 공덕탑을 세웠다.


특히 영어 한 마디 못했던 그는 1972년에 미국 로드아일랜드로 건너가 빨래방 점원 일을 하면서 제자를 모아 프로비던스 선원(Providence Zen Center)을 열었다. 이후 1974년 엘에이 달마선원(LA Dharma Zen Center), 1975년 뉴욕 조계국제선원(Chogye International Zen Center), 1977년 캘리포니아 공문(空門)선원(Empty Gate Zen Center) 등을 차례로 설립, 미국에만 25개의 선원을 설립했다. 이들은 이후 '관음선종(觀音禪宗)'이란 이름으로 숭산이 전한 '오직 모를 뿐'을 화두로 근본삼아 재가·출가의 차별을 없애고 오직 견성(見性)의 여부로만 서로를 탁마하는 선풍을 서구사회에 전하고있다.


재가·출가가 평등한 회상을 추구하는 원불교가 최근의 교화정체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고, 앞으로의 세계교화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야 하는지를 숭산과 그의 제자들은 이 순간에도 좌복 위에서 묵묵히 '오직 모를 뿐'을 참구(參究)하며 보여주고 있다.

# 아름다운 푸른 도나우
독일 남부에서 샘솟아 2,860km를 흘러 흑해로 향한다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도나우 강(江)의한 자락에 동화의 한 장면처럼 자리잡은 벨텐부르크 수도원(사진 ② 벨텐부르크 수도원 홈페이지)은 617년 초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계열의 수도사들에 의해 바이에른 지방 최초의 수도원으로 건립됐다. 이곳은 유럽의 카톨릭 신자라면 일생의 한 번쯤은 순례해야 한다는 성(聖) 조지교회와 '벨텐부르거 클로스터 둔켈'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 맥주가 크게 알려져 있다.


성당의 중앙 제대는 예수의 십자가 고난상이 아닌 특이하게도 미카엘 천사가 말을 타고, 용을 무찌르며 죽음의 위험에 처한 한 여인을 구하는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다. 특히 수도원 성당 내부는 로마네스크 양식(기둥), 고딕양식(제단), 바로크 양식(천장화)이 조화를 이루어 황금빛의 압도적인 자태로 참배객의 기를 죽이고 넋을 잃게 만든다.(사진 ③)


성당을 둘러보고, 맥주를 맛보기 위해 연간 50여만 명의 순례자들이 수도원을 찾아와 관광객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호텔과 양조장의 수입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일생 동안 경건과 절제로 수행 생활을 하기 위한 수사(修士) 지망생은 현격하게 줄어 장기적으로는 존폐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있단다.


“예전에 수도원에는 정신적 갈증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이제는 육체적 갈증(맥주)을 채우기 위해 수십만 명이 이곳을 찾아온다”고 말하는 부원장 수사(사진 ④)의 표정에서 깊은 고민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출가자(수도자)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가는 일이 이곳만의 문제는 아닐 진데 이유모를 답답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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