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STAR 공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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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STAR 공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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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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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37)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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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의 마지막 철자인 'R'은'반영(Reflection)'입니다. 좌선 또는 명상을 통해 들끓었던 내면의 분별 작용이 멈추면 그 가운데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 변화는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마음의 내부와 인간과 사물과의 관계를 주체적으로 이끌 수 있는 수용으로 나투어집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일회적 체험에만 그쳐버리면 진정한 수행의 묘미를 찾기 어렵습니다.


마치 뿌리가 자양분을 받아들여 줄기를 타고 올라가 가지와 잎을 거쳐 열매를 맺게 되듯이 진정한 수행은 자신의 삶이 직접적으로 바뀌고 이것이 그대로 실제적인 모습으로'반영'되어야만 그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수행을 통해 지금 여기에서의 나의 삶이 한 치도 변하지 않는다면 그런 수행은 '보기 좋은 납도끼(대종경 성리품 7장)'에 불과한 것입니다.


삶을 마음속에 가두어 놓는 것이 아니라 명상을 통해 세상 속으로 던져 놓아 빠짐없이 알아차리는 경지가 바로 반영의 단계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반영한다는 것은 내가 지금 써야할 마음을 언제 어디서든 능수능란하게 대상에 비추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들어 태극권과 같은 권법 수행에서 나를 버리고 상대를 따른다는 의미의 '사기종인(捨己從人)'의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ego, 我相)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무분별과 무심의 경지에 머물 수 있는 것이고, 그래야만 상대를 완벽하게 반영하여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명상에 몰입하여 일심의 맛을 보았다는 이들은 마음 자체가 축 늘어진 침잠(沈潛)의 상태를 삼매로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침잠을 했다면 반대로 거침없이 뿜어져 나오는 용출(湧出)도 수시로 자유자재하는 동정일여(動靜一如)의 경지가 참다운 수행의 멋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정전」 '무시선법'에서는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건수가 차차 늘어가는 거동이 있은즉 시시로 평소에 심히 좋아하고 싫어하는 경계에 놓아 맡겨 보되 만일 마음이 여전히 동하면 이는 도심이 미숙한 것이요, 동하지 아니하면 이는 도심이 익어가는 증거인 줄로 알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분별심을 벗어난 반영의 단계가 바로 경계에 부동하는 마음의 힘인 것입니다.


'명상의 STAR'공식을 삼학공부(三學工夫)에 대치해 본다면 'S-멈춤(Stop)'은 안으로 분별성과 주착심을 없이 하는 것을 의미하며 'T-변형(transformation)'이 밖으로 산란하게 하는 경계에 끌리지 않는 '정신수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어 'A-수용(Accept)'은 시비이해와 대소유무를 있는 그대로 연마하고 궁구함을 의미하는 '사리연구'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R-반영(Reflection)'은무슨일에나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을 작용하여 생활 속의 도심(道心)을 구현하는 '작업취사'의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이 네 가지 공식을 정산종사께서 견성공부를 하는 데 필요한 다섯 단계를 설명하신 '견성오단(見性五段) 법문(정산종사법어 원리편 9장)'과 대비하여 설명한다면 'S-멈춤(Stop)'은 모든 현상이 텅 비어 분별할 것이 없다는 '진공(眞空)'의 소식을 아는 것이고, 'T-변형(transformation)'은 그 가운데에 만물이 온전하게 구분되고 있다는'묘유(妙有)'의 진리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의 'A-수용(Accept)'은 세상 속에서 지혜를 갈고 닦아 원숙함을 갖추게 되는 '보림(保任)'의공부가되고, 'R-반영(Reflection)'은 언제 어디서든 수시로 꺼내 쓸 수 있는 '대기대용(大機大用)'의 활용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네 가지가 유기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될 때 모든 존재가 하나로 만나게 되는 '만법귀일(萬法歸一)'의 실체를 증거 하는 것이라고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와 같이 제가 밝힌 '명상의 STAR 공식'은 원불교 수행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간명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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