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 2018 평화캠페인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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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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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후 교무(창평교당, 성공회대 NGO대학원 재학)

종교와 평화, 영성으로 만나는 초월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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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패전이후 1947년에 제정된 일본의 헌법9조는 주권적 권리인 전쟁을 포기하고 무력행사를 통한 국제 분쟁 해결을 거부하며 예외적으로 자기 방어를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쟁 수행을 위한 일본군을 보유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의 쓰라린 경험을 반영한 것이면서 동시에 평화를 위한 약속이었기에 수십 년 동안 “평화헌법”이라 일컬어졌다.


하지만 2014년에 일본정부는 헌법9조를 재해석하여 일본이 동맹국들과 함께 집단 자위권을 행사 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15년에는 이 재해석에 근거하여 안정보장법을 제정하여 자국의 방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방위와 안보를 위해서도 국외에서 군사력을 사용 할 수 있음을 허용한 것이다. 한반도는 화해와 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고 이는 정전협정에서 평화조약을 위한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또한, 2017년에 유엔(UN)에서 “핵무기폐지조약”이 통과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핵무기 보유를 중지하고 세계 평화 공동체의 번영을 위한 협력이 이루어졌다. 일본의 헌법 9조 개헌은 세계의 평화공동체 흐름과 협력에 반하는 것이며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지속가능한 평화구축의 약속을 어기는 행위이다.


이번 제6회 세계종교인회의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평화헌법9조 수호를 통해 종교가 평화에 공헌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한국, 일본, 대만, 미국, 등 세계 10여 개국 나라의 종교인들과 NGO단체에서 활동하는 평화운동가 등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와 가톨릭, 불교계에서는 원불교가 대표로 참석하였다. 2박3일 동안 진행 된 세계종교인회의는 일본의 헌법9조의 배경과 일본 내에서 헌법9조 수호를 위한 평화운동의 모습이 공유 되었고, 히로시마 원폭피해자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바라보는 일본의 헌법9조에 대한 내용과 상황을 들여다보며 평화운동의 다양한 형태가 공유되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한국의 촛불집회가 소개 되면서 지속가능한 평화구축은 시민의 참여 민주주의의 힘에 있음을 함께 공감하였다. 이어서 각 국가별로 그룹토의를 통해서 공동성명서의 내용과 평화운동의 방향을 모색하였다. 필자는 그룹토의에서 원불교 성주성지의 사드배치 반대운동 상황을 전달하고 공동성명서에 성주와 강정마을 등 군사구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았다.


세계종교인회의 기간 동안 각 종단의 종교인들은 평화를 위한 기도를 주례하였다. 첫날에는 평화공원에서 일본의 시민사회와 함께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향한 기도가 진행되었고, 마지막 날에는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들의 추모탑에서 각 종단의 기도가 진행되었다. 종교인들은 국가와 민족, 정치적 이념을 넘어서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 헌신하고 인류의 평화와 정의를 위한 삶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종교인은 평화공동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상호 이해를 깊이하며 지적 정신적 연대를 강화하여 종교간 대화와 종교 협력의 길에 매진해야한다. 유엔(UN)에서도 '세계 종교 간 조화와 평화에 관한 총회결의문'을 지난 20년 사이 열한 차례나 채택했을 정도로 종교와 평화의 문제는 세계적 관심사이다.


대산종사께서는 원기55년(1970년) 일본에서 열린 제1차 세계종교자평화회의에 사람을 보내 “세계 평화 3대 제언”을 제안하고 협력을 촉구하셨다. 첫째는 종교연합(UR) 창설로서 모든 종교인들이 합심 합력하여 종교연합기구를 창설하여 인류의 영과 육의 무지·빈곤·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의무와 책임을 갖자는 것이다. 둘째는 공동시장 개척으로 모든 인류가 나라와 사상의 울을 넘어서서 생존경쟁보다 서로 공생 공영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심전계발 훈련으로 모든 인류가 묵어 있는 마음 밭을 계발하고 훈련시켜 마음을 크게 넓히고 밝히고 잘 쓰는 슬기로운 새 나라 새 세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대산종사께서는 소태산대종사의 일원주의와 정산종사의 삼동윤리사상에 입각해 진정한 세계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하셨다. 평화는 종교의 수단이라기보다는 본질이고 이상이다. 평화가 구체화되는 곳에서 종교의 진리성과 진정성이 확보된다. 종교인들 스스로가 내 종교를 넘어서서 영성으로 만날 수 있는 초월의 용기가 필요하다. 대산종사께서 세계평화공동체를 위해 주창하신 종교연합(UR)과 NGO활동, 마음훈련 등은 탈종교화 시대의 종교가 갖추고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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