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연 40주년 | 미혹(迷惑)됨이 없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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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 40주년 | 미혹(迷惑)됨이 없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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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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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 40주년 특집 - “나의 사랑, 원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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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나는 내 청춘의 절반도 넘게 원대연 활동에 올인 하였다. 지금 생각하니, 젊은 시절 깊은 학문과 문학에 더 맹진하지 못하고 원대연에 대한 열정만으로 청춘을 보낸 것이 회한으로 남을 때가 있다. 나는 친구가 새벽 일찍 잡아둔 학교 도서관 자리를 마다하고 대학생교우회 창립에 몰두하였다. 그때에 부산 지역에는 1개의 대학을 제외하고는 원불교동아리활동이 미비하였는데 군대에 입대한 교구대학생연합회장을 대신하여 부산에 있는 대학생들을 엮어서 각 대학별 동아리 창립에 열심을 다하였다.

내가 대학 2학년 때 원불교동아리활동이 거의 전무하였는데, 함께 할 사람도 없어서 나는 동대신동 캠퍼스에서 하단캠퍼스로 스쿨버스를 타고 가서 혼자 책상을 가지고 와서 플래카드를 걸고 그렇게 하나씩 둘씩 원불교동아리 인연을 모았다. 우리는 원기 68년(1983년) 그 해 가을에 법학관에서 감격적인 동원회 재창립 법회를 보았다.

그러나 원불교동아리를 유지하는 일은 더 힘들었다. 그때는 게시판에 동아리 모임 공지를 하는 일이 너무 엄격하여 3~4개의 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으면 지도교수나 학과장이 없어 공치기 일쑤였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동아리법회를 보고 축제 때 원불교전시회도 참여하여 소태산 대종사님의 일원대도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였다.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나는 왜 그렇게 열심히 했을까? 그 어린 21살의 여자아이가' 때때로 보상 받지 못한 상처가 가끔씩 아릴때가 있다. 그런데 내가 원불교동아리를 만들지 않았다면 우리 명석교무가 출가도 못했을 거고 해외교화도 못 갔을 것이다. 김종부, 이명우, 허종태 같은 혈심혈성 후배들도 못 만났을 것이다.


나는 원불교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고마웠던 분을 꼽으라면 단연 간타원 박혜원 교무님이시다. 1980년대 초반에 부산 해운대교당에 계시면서 부산여대교우회를 창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지도교무님을 해주셨다. 원대연 출신의 후배교무들은 제산 손흥도 교무님의 은혜를 못 잊는다고 하였는데, 나는 간타원님의 은혜를 잊을 수가 없다. 부산교구에 있는 대학생들이 해운대교당 그 오두막으로 가면 김치에 더운밥으로 힘을 주셨던 분이시다.

축제 때 원불교 홍보 전시회를 하였는데 멀리 해운대에서 동대신동학교까지 오셔서 둘러보시더니 경비는 어떻게 하였냐고 물어보시며 내 손에 돈 1만원을 쥐어 주고 가셨다. 생각하니 그때 돈 1만원이면 참 큰 돈 이었던 것 같다. 간고한 교당 살림에 돈 1만원을 손에 쥐어 주고 가신 간타원 박혜원교무님의 은혜도 마음이 아리다.


원대연 6대를 부산으로 가지고 와서 부산대 이현기 선배가 회장이었을 때, 하루는 혼자 가기가 어려우니 양정교당에 같이 가자며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된다고 하였다. 나는 뭣 모르고 따라갔더니 선배님은 은산 김장원 교무님께 대학생보은 수련회 해야 하니 1만원만 스폰서 해달라며 이야기를 하였다. 선배님은 활동 경비가 모자라 운전연수비로 탄 돈을 몽땅 다 쓰고 임기응변으로 운전면허시험에 떨어졌다라고 무마하였다고 뒤에 말하였다.

20대의 젊음을 오직 청년 대종사의 개벽 일성을 전하였던 어린 청춘들이(지금 생각하니 어리다) 희생과 열정으로 대학생교화를 하였고, 우리는 교우회 창립을 통하여 활불의 사명으로 많은 원대연 출신의 출가교무님과 혈심교도를 배출하였다. 군종교화처럼 대학생교화에 조력해 주었다면 출가자가 부족한 이 시대에 많은 전무출신 배출의 산실이었던 우리 원대연의 캠퍼스 교화가 제대로 인정을 받았다면 경제 위기와 취업난 속에서도 원불교동아리창립의 역사는 식지 않았을 것인데 이 안타까움으로 염천의 제왕이 내뿜는 무더위도 무색하다.


이른 새벽 성탑 가는 길에 40주년 큰 걸개그림 앞에서 '원대연 창립 40년-미혹(迷惑)됨이 없는 나이'에 1만원의 CMS 후원계좌가 부디 성공하고 캠퍼스 교화의 공적이 인정되어, 26세 청년 대종사의 활불정신이 다시 살아나 우리 원대연이 도약하는 날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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