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 부자 마음, 가난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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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 부자 마음, 가난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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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0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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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오 교도 (분당교당, 건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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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비교하는 사람, 비교를 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톨스토이의 안나까레리나 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그 시절 그처럼 아름답고 접근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것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들이 보잘것없이 되어 버렸나! 하지만 그 시절의 것들은 이제 영원히 손에 잡을 수 없어.”어린 시절에는 한 없이 크게 보였던 것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보면 지극히 왜소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한다. 독자 분들께서도 성인이 되어 고향을 방문할 때, 길은 똑 같은 길인데 어린 시절 대로라고 여겼던 길이 어느새 골목길처럼 느껴지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같은 사물도 우리의 경험과 인지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결국은 우리의 마음에 따라 사물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깨닫게된다.


초근모피로 하루 세끼를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필자의 어린 시절인 1960년 대만 해도 '진지 잡수셨습니까?'라는 아침인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하루 밥 세끼만 해결하면 남부러울 것 없었기 때문에 동네 인심이 따뜻했다. 주변에 크게 잘 사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주변사람들로 인해 마음 상하는 일도 크게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밥 세끼만 해결되면 마냥 행복할 것 같았던 우리가 이제는 명품 백, 좋은 차, 비싼 집 때문에 고민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불행 해 한다.


필자는 어린 시절 부친께서 하신 다음 말씀을 가슴 깊이 새겨져 평생을 좌우명으로알고살아왔다. '월수입이 100만원인 사람이 매달 90만원만 지출하면 늘 10만원씩 저축을 할 수 있는데, 월수입 1000만원인 사람이 매달 1,010만원씩 지출하면 10만원씩 빚을 진다. 사람은 자기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면서 여유 있는 마음으로 살다보니 직장 동료들에게 부친으로부터 큰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으로 오해 받기도 했다. 실상은 버스비 아낀다고 좌석버스도 못타고 일반버스 타고 다니며, 자장면 먹고 싶은 마음도 달래 가면서 절약하고 살았는데도.


오늘날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돈이라고 대답한다. 얼마만큼 돈이 있으면 좋겠냐고 다시 물어 보면 많을수록 좋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많다는 의미는 매우 상대적이다. 세계 최고 부자중의 한사람인 워런 버핏도 돈을 벌기위해 고민하고 있고, 매월 30만원만 있으면 더 없이 행복하겠다는 독거노인도 돈 때문에 고민한다. 결국 돈의 많고 적음은 개인의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많이 다르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는 돈의 정도는 의식주가 어느 정도 해결되는 수준이다. 요즘 우리생활은 많이 풍요로워져서 절대적인 빈곤 수준에서는 크게 벗어났고, 이제는 남보다 더 좋은 차, 더 좋은 집, 더 좋은 옷과 가방을 못 가졌기 때문에 상대적인 박탈감 속에서 느끼는 가난함이다. 필자는 지인들에게 원불교에 다니면 부자가 된다고 말하고 다닌다. 여기서 부자라고 하는 것은 물론 돈을 많이 번다는 의미가 아니라, 마음이 풍요로워져서 물질이 부족하더라도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결국 부자 마음과 가난한 마음은 비교하는 마음에서 오는것이라 생각한다. 비교할 비(比)자는 비수 비(匕)자 두 개를 합쳐 이루어진 단어이다. 비(比)자는 두개의 칼이 타인과 자신을 해친다. 일본 수필가 소노 아야코는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한개의 칼로는 타인을 겨누고 다른 한 개의 칼로는 자신을 겨누다 상처를 입는다.”고 했다.


비교는 비교하는 사람, 비교를 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을 의식하고 남과 비교하면 자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남과의 비교를 멈추는 대신, 어제의 나와 비교, 내가 가진 잠재력과의 비교를 생활화 할 때, 나날이 발전하고 행복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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