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 이중종속성의 심화와 민주정부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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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 이중종속성의 심화와 민주정부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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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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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세 교도 (유성교당, 하늘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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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끼리라도 확고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선포하자

종속이론은 전 세계의 경제적 예속과 불평등구조를 설명하는 대표적 학설이다. 후진국(주변부)은 선진국(중심부)을 위한 농산물 등의 원료공급처 및 소비재공산품의 소비처로 전락하여 종속적 저발전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그에 속하든 예외적이라고 하든 한국사회의 종속성을 설명하는 데는 많은 유용성을 발휘했다. 특히 한국은 대외적으로 미국과의 경제·군사·정치적 예속에 빠져있고, 내부적으로는 대기업 등 경제력을 토대로 사회 전반을 장악한 세력으로부터 지배받는 일반대중의 이중종속은 나날이 심화해 왔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는 분단체제에서 오랜 기간 교육과 언론에 의해 길들여진 문화적 종속상태까지 이르렀다는 게 문제다. 경제와 정치적 민주화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려놓고도 미국에 의한 전 사회적 예속을 인정하고 대기업 중심의 심각한 불평등구조도 국민이 감내한다는 것이다. 세계 10위 안팎의 경제규모인데도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과 정경유착의 친기업적 정책으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노동자의 지위와 삶의 질이 더욱 악화 돼도 국민은 과거 정책에 친숙하다. 교육의 질, 복지예산, 행복도, 경제적 평등, 사회청렴도 등은 세계 50위 밖에서 맴돌 뿐이다.


종속성에 젖어있는 국민의식을 간과 하고는 저소득층의 행복감과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경제정책이든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통일정책이든 계속 난황에 부딪힐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하며 팔짱을 끼고 있는 세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경제 지배력으로 민주정부를 흔드는 집단이다. 2017년, 소득 상위 10%가 전체소득의 50%이상을, 근로소득은 상위0.1%(약 2만 명)가 하위25%(443만 명)의 총액 11조 원 가량을 차지한다. 31대 재벌그룹이 수출의 2/3를, 20대재벌 계열사의 매출액이 GDP의 118%를 차지하는 등 경제 집중도와 불평등이 심하다.


그런 경제지배 집단의 냉소적 태도와 불만적 경제행위 등으로 인하여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부정적인 전망을 보수언론이 마구 송출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에는 기술경쟁력에서 뒤지고 노동력의존 분야에서는 중국 등의 추격으로 해외시장점유가 녹록치 않다. 대기업이 과거에는 정부의 지원과 세제혜택 등으로 투자와 고용을 증대시켰는데 현 정부에선 대기업지원 정책이 약화되고 국정농단의 협력자로 낙인도 찍힌 마당에 뒷짐 지고 현상유지만 한다고 볼 수 있다. 착한 국민이 2년 뒤면 총선에서, 이후 또 1년 뒤엔 대선에서 경제로 선택할것이라고 기대하는 집단들의 속내가 경제지표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의 이중종속성을 당연시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보수언론은 경기악화를 빌미로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친미적 보수정당과 경제 집단 등을 불러일으켜 미국의 대북 제재정책에 찬성하는 국민여론을 조장하고 미행정부에 반통일 분단세력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개진할 것이다. 그들은 트럼프 정부와 미국 경제계 및 조야 등에 영향을 미쳐 미국의 강경파가 계속 북과 대립해주기를 바란다. 심지어 남북관계를 다시 파경으로 치닫게 하는데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보수집단은 부정적 여론형성에 의한 국민정서를 활용하여 대거 전면투쟁에 나서 '북에 퍼주기'라며 통일정책을 반대할 것이다.


이에 평양정상회담에서는 우리 정부가 대미 탈종속의 모습으로 민족화합의 감동을 재현해주길 희망한다. 남북끼리라도 확고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선포하자. 북의 비핵화 실천에 맞춰 대북경제제재와 북미수교 등 동시동행의 약속이행을 촉구하자. 각 분야의 남북교류협력도 남북 간 협의하여 시작하면 된다.


이제 한국이 중재자가 아니라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이룰 주인으로 행세를 해야 한다. 통일정책이나 경제정책 등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성공여부도 교육과 언론을 통한 바람직한 국민의식 형성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성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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