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칼럼 | 화해(花海), 화해(和解) 그리고 화해(和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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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 화해(花海), 화해(和解) 그리고 화해(和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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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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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경 교도 (서울교당, 콘텐츠 디렉터, 출판사 책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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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화해의 만남은 원의 완성이고 개벽의 약속

'대종사님은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분이 아니고 언제 어디서나 우리 주변에 계신 친근하고 따뜻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누구의 이야기일까?


소태산 대종사님과 정산 종사님, 두분이 처음 만나셨다는 화해花海. 화해제우 100주년을 맞아 '화해(花海)의 약속, 만남의 화해(和諧)'를 주제로 지난 17일~22일 제3회 원불교문화예술축제가 열렸다. 개막식에 참가하여 받은 전시 도록을 통해 읽은 원불교콘텐츠 캐릭터 아이디어 공모전 부문에서 입선한 초등학교 6학년 양희윤 어린이의 말이다. 장래희망이 교무님이고, 취미와 특기가 대종사님과 교무님 캐릭터 그리기라고 밝힌 13살 어린이가 그려낸 작품 제목은 '일상 속의 대종사님'이다. 수상작인 왼쪽의 캐릭터 이미지와 오른쪽의 수상자 사진을 번갈아 보다보니 닮았다.


'닮았다'고 느낀 것은 입선한 소태산 대종사 캐릭터 속에 사진 속 어린이의 표정과 일상의 친밀감이 '담겼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친근하고 따뜻한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분임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는 그 마음에 고마움이 일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상의 행위로 소태산 대종사님을 표현한 어린이가 펼쳐 줄 앞으로의 원불교 문화예술콘텐츠를 상상해본다. 100년 전의 소태산 대종사님과 13살 어린이와의 만남 또한 화해(花海)임을 느낀다.


지하 전시관에서 올라와 관람한 1층 주제관 '화해제우 - 백년의 약속'은 전시 공간의 여백과 고요함 가운데 미디어 아트로 표현한 글과 그림, 소리와 움직임의 역동적인 어울림을 만날 수 있었다. 전시를 관람하며 100년 전 화해의 만남은 원의 완성이고 개벽의 약속이라는 이도하 교무님의 글에 깊이 공감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일상과 생각, 행동이 교단 역사의 법륜을 함께 굴리며 재구성 되고 있는 원의 한 가운데에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법문을 만나면 소태산 대종사께서 꿰뚫어 봤던 앞으로의 시대에 대한 통찰, 통섭, 초연결의 시각에 놀라울 때가 많다. 소태산 대종사의 혁신적 사고와 행보, 언어들을 지금의 시대정신과 연결하여 더 새롭게, 더 넓게, 더 쉽게 세상에 알리고 만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일반 교도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원불교의 다양한 종교문화콘텐츠들이 유닛으로 분절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와 디바이스에서 구현되고, 재확장되어 세상의 구석진 곳까지 가 닿기를 바란다. 기업, 정부, NGO, 1인 크리에이터들이 쏟아내는 공익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사회문화콘텐츠와의 경쟁에서 종교문화콘텐츠의 정체성과 변별성을 확보하면서도 세상의 아픈 곳에 스며들고, 결합하여 종교적 회심을 구현하는 원불교 종교문화콘텐츠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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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탈종교인, 종교 없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원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신자 절벽에 대한 우려와 강구책을 찾는 시대라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가파르게 탈종교화되고 있는 대중에게 원불교의 본질과 정체성을 어떻게 전달하여 어떤 모습으로 원불교인, 다른 종교인, 비종교인들에게 알리고 스며들 것인가.


종교의 역사와 화려한 장엄의 파급력을 지닌 거대 이웃종교에 묻히지 않고 100년 전 개벽의 메시지를 한 사람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작지만 확고한 움직임으로 어떻게 전할 수 있을 것인가 골똘히 생각할 시간을 선사해 준 가을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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