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선(禪)은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다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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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선(禪)은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다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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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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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 만나는 명상(42) ㅣ 박대성 교무(본지 편집장, 길용선원 지도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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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가도 힐링(healing, 치유)이고, 저기를 가도 힐링입니다. 말 그대로 힐링의 계절인 거죠. 솔직히 저는 이런 모습이 그리 좋게만 보이지 않습니다. 힐링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자본으로 대표되는 거대한 물질문명의 '킬링(killing, 죽임)'이 보이기 때문이랄까요? 원불교적 관점에서의 치유는 마음속에 갇혀버리거나, 일시적인 도피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정전(正典)」에 기록된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과 같은 사회 구조적인 근본 문제에 대한 직접적 개입으로 해결되어야 진정한 마음병 치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마음병과 병든 사회를 동시에 고치는 의술로 공부의 요도인 '삼학팔조'요, 약재는 인생의 요도인 '사은사요'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 원불교인은 이런 기본적이고 분명한 전제를 가지고 치유(힐링)를 봐야합니다.


많은 분들이 원불교는 총론은 강하지만 각론(technic)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 부분에 저는 100%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동안 공부를 해보니 영성과 치유에 관해서 소태산 대종사만큼 에둘러 가지 않고 곧장 문제의 핵심을 집어주고 방법을 알려주는 분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선하지 않는 제자를 꾸짖는 노승들에게 들려주신 말씀(대종경 실시품 2장)만 살펴보더라도 “그 알고자 하는 마음의 정도를 보아서 그 내역을 말하여 주신” 세세한 자비를 읽을 수 있습니다.

흔히 지도는 영토가 아니라고 합니다. 지도를 아무리 들여다보고 있다 해도 실제로 그곳을 두 발로 밟아 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순간적으로 마음을 달래주는 자기계발서 몇 권, 한 두 번의 훈련 참가를 가지고는 다만 순간적 '체험(experience)'을 했다고 할 수 있어도 지속적인 치유'상태(state)'에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원불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치유의 기반을 원불교 영성(靈性) 이론에 바탕 해야 합니다. 비이성적이고 종교적 초월만이 우월하다고 주장하여 신비한 곳으로 고착되기 보다는 사실적 도덕에 바탕 하여 초월하되 포함하는 '포월(包越)'의 원불교 영성 이론이 정리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원불교 영성은 천지에 응한 새 회상의 건설의 이상을 낮은곳에 임하여 방언(防堰)의 등짐을 직접 지어 보이시며 실천으로 표현하신 소태산의 모습을 통해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원불교의 영성을 '사실'적 도덕에 '기반'한 영성(Reality-based spirituality)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원불교의 마음공부는 '사실적 도덕에 바탕한 영성 훈련(Reality-Based Spirituality Training)'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는 대종사께서'개교의 동기'에 말씀하신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동·서양의 수행법과 최신 심리학 이론에 접목하여 세상에 보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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