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 빈 마음과 공감은 하나입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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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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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졸업식 연설 | 피터 라이언(Peter Ryan) 인문중심 연화학교(The Lotus School of Liberal Arts)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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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저는 풀타임으로 일하고, 가족을 건사하면서 2012년에 어렵게 대학원을 마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렇게 졸업을 하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잘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저와 제 동료는 벅스 카운티에 마음챙김(mindfulness)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중심의 학교 (연화학교, Lotus School for Liberal Arts)를 시작했습니다. 약 20여 년 전 그러한 학교로서는 최초의 학교를 북미에 시작했었습니다.


결국 학교를 닫게 되었지만, 저와 저의 동료들은 언젠가 다시 그 뒤를 이어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그렇게 하였습니다. 이번 여름, 저희는 1744년에 지어진 이래 그동안 호텔로 사용되던 아름다운 건물로 학교를 이전합니다. 저는 그 건물의 돌과 나무에 스며들어 있는 역사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면 우리에게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을 신화로 바라보고 모델로 삼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진면목이 아닌 우리가 갈망하여 만든 허상입니다.


때로 상담·임상이나 사제 관계에서 그러한 주인의 역할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역할을 맡게 될 때 조심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가 치유자(상담사나 교사)임을 강조하지 않으면, 내담자가 자신의 치유력을 발견 할 수 있는 여지는 훨씬 더 많아집니다. 내담자 안에는 이미 치유력과 그에 대한 지식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담자 곁에서 온전히 함께 하며 열린 마음으로, 자비심을 담은 호기심으로 바라보면 됩니다.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유진 젠들린(Eugene Gendlin)이 강조한 것처럼, 내적 경험이란 참으로 복잡하고 오묘합니다. 이 같은 복잡오묘함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경험세계에 대해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때 비로소 인지할 수 있게됩니다. 이것은 단순히 진단을 내리거나 치료계획을 세워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자녀, 내담자, 친구는 여러분이 온전히 그들의 곁에 함께 할 때 그 복잡 오묘함을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 치유의 힘이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그들이 가진 내적 자원이 전부 완전히 살아나게 해줍니다. 가족, 친구, 스스로 돌봄, 인내, 관용, 노력, 회복탄력성, 역사와 문화, 이야기, 환상 - 치유 과정은 이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치유 과정은 단순히 세포나 장기의 기능의 문제가 아닙니다. 치유란 개별적이며, 친밀하고 복합적인 과정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치유의 본질과 치유의 이러한 복합적인 과정을 스스로 경험했기 때문에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에 입학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나누고자 하는 사랑, 보살핌과 그 방법은 체제 속에서는 내담자들에게 가닿기가 어렵습니다. 학교와 병원에는 각종 전문가들이 가득하고 우리의 문화는 이러한 전문가의 위치를 강화합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미 모든 생명 안에 치유력이 내재되어 있다는 견해에 대하여 회의적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각자에게 내재해 있는 치유력을 사람들이 깨닫도록 인도하는 몫을 맡았습니다. 여러분의 치유법이 더 널리 퍼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치유력의 근원이 어디인지를 깨닫도록 도와야 합니다.


잠시 이제까지의 말을 뒤로 하고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당신은 내일 교사로서, 혹은 상담자·임상의로써 무엇을 경험하리라 예상합니까? 전문가로 비춰지는 것은 오히려 물을 흐리는 면이 있습니다. 전문가의 위치는 교육이나 상담 · 임상관계 초기에 특정한 신뢰나 안정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드러나게 강조하는 것은 전략적인 결정이라야 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바로 성찰 하는 것은 스스로를 돌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야만 자신이 가진 전문가의 위치가 나의 힘에 대한 욕구나 정서적 예측가능성에 대한 욕구(특히, 상황이 내 이해 밖일때)를 충족하는데 쓰이지 않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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