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게 뭐 있어, 끝까지 열정적으로 살아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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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게 뭐 있어, 끝까지 열정적으로 살아 보는 거야
  • 관리자
  • 승인 2018.12.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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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시네마」 ㅣ 조휴정(수현, 강남교당) KBS1 라디오 ‘박종훈의 경제쇼’연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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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도전할 무엇이 남아있을까?? 있어도 없는 걸로 하고 싶었습니다. 타고난 피가 뜨거워 특집 기획안 공모만 봐도 심장이 벌렁거렸습니다. 생각을 안하려고해도 때가 되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었습니다.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삼천 가지 귀찮은 일들을 해내야하는데 일단 손부터 들었습니다.

그래서 참 힘들었습니다. 나에게는 열정이지만 타인에겐 욕심인 그 간극도 채우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열정을 잠재우고 도전을 멈췄습니다. 그러자 평화가 찾아오더군요. '그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을'자주 허전했지만, 출근길이 행복하지 않았지만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영화 한 편 잘못 봐서 아주 지금 괴롭습니다. 잠도 잘 안 오고 흥분상태가 지속되면서 심장이 뜨끈뜨끈해지는 이 기분, 너무 오랜만이라 낯섭니다. 두렵습니다. 그런데 가슴이 꽉 차오릅니다. 영국의 전설적 락 밴드 '퀸(Queen, 1970년 결성)'의 이야기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브라이언 싱어 감독)'가 저를 제대로 흔들어 버린 겁니다.

우리세대의 대부분이 그랬겠지만, 저도 퀸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부터 좋아하기 시작해서 무슨 스포츠 행사 때마다 단골로 선곡하는 '위 아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을 비롯해 라디오 피디라면 안 좋아 할 수 없는 '라디오 가가(Radio Ga Ga)'까지 일주일에 한번쯤은 그들의 음악을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퀸을 몰랐던 거였습니다. 아니, 이제 서야 퀸을 제대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퀸의 리드싱어이자 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프레디 머큐리'의 이야기입니다. 이민자 출신으로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였던 그는 다른 사람보다 윗니가 4개나 더 많은 독특한 외모까지, 전형적인 아웃사이더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는 로저 테일러와 브라이언 메이가 결성한 밴드에 합류, '퀸'으로 밴드 이름을 바꾸고 독창적인 음악들을 발표하죠.

6분이 넘는 실험성이 강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발표 자체를 주변 사람들 모두가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아웃사이더를 위한 음악을 하는 밴드다!”퀸은 음악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에 도전했던 겁니다. 독특한 퍼포먼스와 탁월한 실력으로 전 세계 팬들을 쥐락펴락하던 퀸도 위기를 맞습니다. 분열은 잘될 때 찾아오는 망령이니까요. 마약, 동성애로 중심을 잡지 못한 프레디는 솔로의 유혹에까지 흔들리며 그들은 사실상 해체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마저도 깊이 받아들여집니다. 독선적이고 방황하는 그 시절의 프레디가 없었다면 좋았을까요? 프레디는 천재였고 스타였으며 진정한 도전자였습니다. 체제에 순응적이길 바라는 건 가능하지 않죠. 프레디는 또한 평생 한 여성과 진심으로 교감하는데요, 프레디와 메리의 사랑을 뛰어넘는 우정과 의리에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프레디는 다시 퀸으로 복귀, 아프리카 기아를 위한 자선콘서트 '라이브 에이드(LIVE AID 1985년)'로 완벽하게 재기합니다. 그리고 에이즈에 걸린 프레디는 조금 일찍 우리 곁을 떠나죠.

수많은 퀸의 노래 중, 이번에 제가 다시 주목한 노래는 '라디오 가가'입니다. 저물어가는 매체인 라디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담은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부터 눈물이 계속 흘렀습니다. 저에게는 라디오가 라디오가 아닌 우리의 인생으로 들렸거든요. “우리는 아직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우리는 아직 힘이 있으며, 우리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렇죠!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것은 야구뿐만이 아니죠! 열정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미쳐야합니다. 남들의 이해를 받으며 도전하는 일이란 없으니까요. 퀸은 '위윌 락유(we will rock you)'에서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 “얼굴에 흙좀 묻히면 어때? 재수 좀 없으면 어때! 온 세상을 누비며 네 자신을 뛰어넘어!” 맞아요, 맞습니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인데 이리 재고 저리 재고, 너무 재미없죠. 퀸의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듬뿍 받은 이 가을, 어느 해보다 설레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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