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 오피니언 | 빈 마음과 공감은 하나입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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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 오피니언 | 빈 마음과 공감은 하나입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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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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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졸업식 연설 | 피터 라이언(Peter Ryan) 인문중심 연화학교(The Lotus School of Liberal Arts)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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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차림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선(禪)을 할 때, 조용하게 어떤 일에 집중할 때(예를 들면, 청소,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 운동, 그림 그리기, 정원 가꾸기, 시 쓰기 등의 동적 선을 포함합니다) 저는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바쁘게 하는 마음의 작은 움직임들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합니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생각이 새로운 것으로 건너뛰는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 알아차림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때로 천천히 때로 빠르게 일어납니다. 호흡에 집중하다가 그 마음을 잃고 내담자에 대한 걱정이나 전에 했던 실수 등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 감각들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감정이 작은 점으로부터 시작해 끈적거리는 덩어리가 되기까지 뭉쳐지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알아차리면 그것들을 옆으로 확실히 제쳐두고 다시 호흡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집중하는 연습이 없다면, 실지 경계에서 내담자 혹은 학생들과 만났을 때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감정이 일어나 쌓이는 것을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이러한 알아차림은 마음에 공간이 생기게 해서 상담 · 임상 상황을 감지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됩니다. 예를들어 내담자가 그들의 경험에 집중하고 그것을 전달하는데 새로운 자신감이 생긴 것과 같은 것들을 잘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좋은 치료적 관계의 흐름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치료적 관계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알아차림은 근본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심검도(心劍道) 창립자이신 김창식 선생님(미주 포교의 선구자 숭산 스님의 제자)은 제자들이 어딘가에 막혀 있거나 생각이 많으면 “주견이 너무나 많아”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그 말씀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수년이 걸렸습니다. 제 수업시간 중 공황(panic)상태에 빠지는 학생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녀는 제 사무실에 조용히 들어와 앉아서 제가 가르쳐 준 방법을 연습했습니다. 어떤 때는 “감사합니다”와 “별말씀을요”이외에는 말한 마디 하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우리는 내담자의 마음속에 언제나 손님일 뿐입니다. 그들이 주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전문가로 보기에 스스로를 손님이라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어떤 해답을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우리에게 옵니다. 우리는 내담자들이 스스로에 대한 전문가가 되도록 훈련시켜야합니다. 내담자가 스스로 수많은 손님들(감정, 생각, 기쁨, 욕망, 감각 등)을 맞이하는 주인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내담자들은 우리가 주인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종점이 아닙니다. 이러한 흐름, 진실로 무엇이 치유하는가에 대한 민감성, 이것은 친밀함 입니다. 이러한 친밀함은 호기심이며, 순간순간 변하는 복잡 오묘함에 대한 매료됨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비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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