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물질개벽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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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물질개벽이 오고 있다
  • 조담현 교도
  • 승인 2019.02.21 21:02
  • 호수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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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조담현 교도]

 '알리타', 영화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총 제작을 맡은 최근 개봉한 영화 제목이다. 사이보그 광전사 99호인 알리타가 주연이다. 볼거리도 많고 영화 아바타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 여러 가지이지만 주목할 만한 대상은 바로 주인공 사이보그 '알리타'의 존재 그 자체이다. 인간의 형상을 지닌 기계 로봇이다. 알리타의 상황판단능력과 신체능력은 인간의 것을 한참 넘어섰을 뿐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복제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제임스 카메론은 영화 속의 시대를 서기 26세기로 가정했지만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의문을 제기한다. 로봇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가.

 

이미 지금도 로봇애완견이 판매되고 있다. 애완견은 생명체이지만 로봇애완견은 엄밀히 말하면 생명체가 아닌 기계 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로봇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로봇애완견에게서 일반애완견 못지않은 애정을 느낀다. 한 실험자가 네발 달린 상자로봇을 발로 차자 뒤뚱거리며 마치 동물처럼 다시 안간힘을 써서 제 모습을 찾는 모습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 동영상을 보고 불쌍하다는 댓글들이 달렸고 이러한 반응에 대해 쇳덩어리를 발로 찬 것뿐인데 불쌍하다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반박도 나왔다. 바위나 의자를 발로 찬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주인공 알리타는 영화 속에서 남자친구에게 묻는다. '내 몸이 기계인데 사랑할 수 있어?' 우리 인간은 로봇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로봇이 학교 선생님을 담당하는 날도 올 것이고, 종교계에도 로봇 성직자가 출현하진 않을까. 영화 속 알리타는 사이보그이지만 남자친구의 말처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로 사람들에게 인간성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존재이다. 만일 로봇의 능력이 여기에까지 이른다면 로봇 성직자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원불교에 로봇 교무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이보그 광전사 99호가 아니라 사이보그 교무 99호가 인간인 교도들을 상대로 법회를 주관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인간은 로봇에게 인격체를 부여해야 하는지, 그리고 인간이 이러한 로봇의 지시와 통제를 따라야 하는지,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로봇과 인간이 서로 사랑을 하다가 혼인을 결정하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기존의 철학과 윤리관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호모데우스>, <사피엔스>의 저자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호모데우스>에서 진화의 관점에서 인류의 이후 지구의 지배자로 AI가 등장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수준 높은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의 등장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로봇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논의되는 내용은 자율운전차량 및 공장에서의 수준 높은 AI의 등장에 따라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다수의 실업자들과 빈곤층 발생 그리고 이들 로봇 때문에 인건비를 절감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되는 소수의 부자들 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예를 들어 로봇을 고용할 때마다 사용자에게 '로봇세'를 부과해 이를 통해 다수의 실업 및 빈곤을 해결하자는 논의 등 로봇의 등장으로 인해 인간끼리 발생하는 격차 및 갈등 극복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인간보다 지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더 뛰어난 로봇의 등장 그 자체이다. 100여 년 전 대종사님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고 말씀하고 원불교를 개교했다. 100여 년 전보다 더 충격이 큰 물질의 개벽이 오고 있다. 우리는 또 다른 정신개벽을 준비해야 한다. 그 정신개벽을 100여 년 전과 마찬가지로 우리 원불교가 이끌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대비가 이뤄져야 한다.

 


마포교당·변호사

원불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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