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자와 어린이
상태바
교화자와 어린이
  • 박대현 교무
  • 승인 2019.03.06 06:04
  • 호수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 희망숲 4

서울교구 목동교당에 부임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처음 목동교당 아이들과 만났을 때 그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매주 일요일 오전10시 목동교당에서는 어린이법회가 진행된다. 어린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오거나 부모님과 함께 온다.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나는 “이번 주는 어떻게 지냈어요?” 하고 물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 와중에도 아이들은 혼자 놀기에 바쁘다.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참 좋아한다.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교무님이 좋아? 스마트폰이 좋아?” 아이들은 “스마트폰이요” 하고 목청을 높인다. 매번 법회 때마다 느끼지만 스마트폰과 대결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아이들의 스마트폰을 강제적으로 뺏거나 제재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이들이 법회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더 다양하게 모색하려고 노력한다.

나의 어린이 법회 규칙은 설교도 아주 쉽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아이들이 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입정'이다.

그럼 간단하게 생각해 본다. 법회 시간에 계속 퀴즈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입정이 뭘까?” 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 그럼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해 보라고 하면 여러 가지 답변들이 나온다. 틀리든 맞든 다 맞다고 칭찬해준다.

그리고 실천으로 옮기는 시간을 가진다. 처음에는 10초 20초 30초 1분 점점 시간을 늘려가며 아이들에게 입정을 하고 난 다음의 소득을 묻는다.

아이들에게 “무슨 생각이 났느냐”고 물으면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빨리 법회 끝내 주세요”라는 답변들이 나온다. 그런 아이들의 답변이 나를 웃게 만들고,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게 순차적으로 질문을 하면 서로 웃으며 시간도 빨리 지나간다.

법회의 마지막에는 항상 오늘 배웠던 것을 묻는다. “입정 어떻게 하지?”라고 질문을 던지며 법회를 마치게 된다. 법회 시간이 그냥 왔다갔다하는 시간이 아닌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게 해줘야겠다는 마인드로 교화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것 이상으로 교당에 안 나오는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안부를 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이모티콘을 활용한 카카오톡 메시지 보내기, 자녀를 둔 교도님들에게 아이들의 안부 물으며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달해 달라고 하는 등을 실천하면 대부분 다음 주에 나오거나 언제가 교당에 발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교화의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크기변환]박대현 교무.jpg

 / 목동교당

[3월8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