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는 여전히 우리의 성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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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는 여전히 우리의 성지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19.04.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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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산종사탄생가가 있는 경북 성주성지에 다녀왔다. 지금껏 수차례 다녀온 길이지만 이번엔 꽤 오랫동안 가지 못했다. 찾아가는 간격이 점점 벌어져 이번에는 몇 달 만에 작심하고 다녀왔다.

2016년 경북 성주성지 인근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발표되었을 때에는 정말 많은 이들이 찾아왔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성주는 점점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고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남북관계가 완전히 달라졌고 최근에는 남북관계가 또 한 번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그동안 강산이 여러 번 변한 느낌이다.

성주 소성리에 위치한 진밭교당도 많이 변했다. 약 750일 전 돗자리 깔고 무작정 정좌를 했던 자리에 지붕이 생겼고, 천막이 생겼고, 전기와 인터넷도 들어온다. 외국기자들도 왔었고 각 사회계층에서 방문했다. 태극기 부대도 찾아와 긴장을 했던 적도 있다. 교도들도 교구별 교당별 혹은 개별적으로 찾아와 많은 격려를 했다.

꼭 격려와 응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드배치 자체를 찬성하는 여론도 있었고, 사드배치에는 반대하지만 그 방식을 달리 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교단 내에서도 사드 배치 자체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따라야 한다는 의견, 대응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 등 여러 주장들이 제기됐고 이에 대한 열띤 논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용하다. 현재 정부에서 임시로 배치되어 있는 사드를 공식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다는 데 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다. 그만큼 성주 소성리를 찾는 이들도 줄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동안의 활동도 벅찼고 충분히 그 뜻을 밝혔으니, 이제 조용히 정리해야 할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했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외부의 침묵과는 무관하게 성주에서는 주민들과 교도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반대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성주 사드배치에 대해 전면에 나서서 반대했던 것은 우리 원불교다. 우리가 당사자다. ‘사드반대’를 멈춘다고 해도 성주교당과 성주성지 그리고 성주삼동연수원은 여전히 성주 현지에 남아있다. 여전히 우리에게 성주는 성지이고 주민들은 교화의 대상이고 우리의 후손들은 교단이 존속하는 한 계속해서 성주를 방문할 것이다.

성주의 주민들 그리고 성주를 방문하는 우리의 후손들은 사드배치를 둘러싼 지금 우리 교단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그동안 교단 내외에서 교법정신에 입각한 평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했던 모든 모습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고민해 왔고 그 처한 현실에서 어떤 방식으로 평화를 구현하려 했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

대종사, 정산종사 그리고 이후 우리 교단이 추구하는 평화가 무엇이고 이를 실천하려고 했던 흔적을 어떻게든 성주에 남겨야 한다. 아울러 성주 주민들에게 우리 원불교가 평화의 종교이며, 그 평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남아있는 이들과 함께하면서 원기104년 교단과 선진교도들이 교법정신에 입각한 평화를 어떻게 실천하고 노력했는지를 남겨 후손들로 하여금 광대무량한 낙원의 생활을 건설하려는 동력이 되도록 해야 한다.

 

 

 

조담현 교도(송학교당), 변호사 (사)평화의친구들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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