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녀는 나중에 교당에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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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녀는 나중에 교당에 나올까
  • 조담현 교도
  • 승인 2019.04.24 11:33
  • 호수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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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단의 가장 큰 목표는 교화이고 특히 청년교화에 관심이 많다. 교당에 가면 어르신들은 많은데 그 자손인 아드님이나 따님은 교당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을 다시 교당으로 불러오기만 해도 교당 교도들의 연령대는 많이 낮아질 것이고 청년교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들 아드님, 따님들은 왜 교당에 나오지 않는 걸까. 부모님은 법호까지 부여받을 정도로 신심이 두터운데도 말이다. 우선 이들 아드님, 따님들은 교당에 올 시간적 여유가 없다. 평일에도 바쁘고 주말에도 바쁘거나 지쳐 쉬어야 하거나 자녀들 교육 문제 때문에 부모님들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다.

40대 중반인 나만 해도 주말까지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 경우가 흔하다. 또 평일에 하지 못했던 집안일 등으로 인해 교당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신심이 있기에 결국 교당에 나갈 것이고 교당에 나가는 것을 꺼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아드님, 따님들 중에는 시간 여유와 상관없이 교당에 나오지 않는 분들이 있다. 교당에 나가는 것이 여느 교도들과 같이 기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00산이나 00타원의 아드님이거나 따님으로 신심이 두터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교당에 다녔을 가능성이 높다. 자발적 의사보다는 교당에 빠지게 되면 부모님이 크게 실망하시니 어쩔 수 없이 가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대종사님 말씀에 친숙해지고 마찬가지로 대종사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경우라면 매우 좋다. 그러나 교당에 가는 일이 의무였고 그래서 억지로 예의 바르게 다닌 경우라면 좀 다르다. 오히려 가정의 일을 희생하고 교단의 일을 열심히 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 하는 불만이 생겼을 수도 있다.

실제로 나는 어린 시절 독실한 불교 신자인 어머니가 틈만 나면 절에 가셔서 적지 않은 시주를 하고 스님을 보고 부처님 모시듯 절하는데 스님은 뻣뻣이 절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언짢았던 경우가 많았다.

내가 성년이 되었음에도 스님들이 어른인 나를 보고 여전히 어머니의 어린 자식처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어머니의 바람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얌전하게 행동했다.

그러다가 나는 이제 절에 안 간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니라 절이라는 공간이 혈연으로 나를 옭아매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은 원불교 교도가 되어 열심히(?) 교당에 나가고 있다.

나는 나의 어린 세 딸이 교도가 되어 교당에 열심히 나가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억지로 끌려가기를 원하지 않고, 가서도 내 눈치 때문에 불편해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언젠가 아빠가 왜 그렇게 교당에 나가려고 했는지 스스로 깨닫고 자연스럽게 교당에 나오기를 희망한다.

우리의 자녀들이 나중에 지금의 우리가 하듯이 자녀들의 손을 잡고 기쁜 마음으로 교당에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단, 교당 그리고 우리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오고 싶은 교당이 어떤 곳인지 늘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조담현 교도(송학교당/변호사)       (사)평화의친구들 이사장
조담현 교도(송학교당/변호사) (사)평화의친구들 이사장

 

 

 

 

 

 

 

 

 

 

 

[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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