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살림 소환행으로 ‘한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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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살림 소환행으로 ‘한울숲’
  • 한울안신문
  • 승인 2019.04.24 12:00
  • 호수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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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가 한창인데 어디선가 불쑥 빨간 옷을 입은 꼬마 아이가 익숙한 듯 아장아장 법당을 가로질러 불단 앞 헌공함으로 다가가더니 다소곳이 헌공함에 봉투를 넣으려 애를 씁니다. 평화교당 천지보은법회가 끝날 즈음 교도들이 ‘교당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자신의 차례가 되었다는 듯 꼬마 아이는 망설임 없이 걸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정작 헌공함 앞에서는 봉투 넣을 입구를 찾지 못해 부끄러웠는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몇 번의 시도 끝에 봉투를 넣고 돌아서 나갑니다. 그 사랑스러운 꼬마 부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꼬마 부처님의 속마음은 알 길이 없지만, 자연스레 몸에 밴 행동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을 누군가가 궁금해집니다.

지구를 살리는 소소한 실천이 우리 일상의 행동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우리 천지보은법회도 절로 미소 짓게 하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을까요. 누구나 알지만 모두가 행하지 않는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절실함, 간절함이 없을 때, 그리고 눈과 귀로 보고 듣지만 마음에 와닿지 않을 때가 그렇죠. 그래서 지구를 살리는 소환행(소소하지만 환경을 살리는 행동)으로 ‘원불교는 초록입니다-초록일상수행’을 제안하면서 SNS에 ‘좋아요’를 누르듯 의례적인 호응 그 이상의 반응이 없을까 봐 내심 걱정이 많습니다.

심각한 기후변화, 온난화, 미세먼지, 쓰레기 문제를 이야기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심각하다고 공감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지구는 전쟁이 아니라 기후재앙으로 멸망할 것”이라며 ‘2050년 이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극단적인 예측을 쏟아내고 있죠. 글로벌생태발자국네트워크(www.footprintnetwork.org)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지구생태자원용량 분석에 따르면 인류가 지금처럼 소비하고 사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뿐인 지구’가 1.7개는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미 우리는 내년도 아니고 내후년도 지구자원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니 미래세대 자원을 훔쳐 쓰고 있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은 셈이죠.

소태산 대종사께서 개교표어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고 말씀하신 이유를 온몸으로 느끼게 되지 않나요. 그런데 ‘지금처럼 소비하고 사는 삶’을 유지하려면 지구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에게 그럴 능력이 있을 리 만무하니 지금처럼 소비하고 사는삶을 바꾸는 정신개벽을 ‘행’ 해야 한다고 하면 끄덕임은 망설임으로 바뀝니다.

 

 

우리 빨간 옷의 꼬마 부처님도 처음에는 혼자 헌공함에 걸어나가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여전히 쑥스러움을 감추듯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보면 지금도 연습 중인가 봅니다. 지구살림 소환행 실천도 그렇겠지요. 종이컵을 쓰지 않겠노라 다짐하고서도 외출할 때마다 텀블러를 챙기는 것이 일상이 될 때까지는 ‘깜빡깜빡’ 하는 몇 번의 알아차림이 있어야 하고, 자동차 이용을 줄이자고 결심해도 시간에 쫓기거나 대중교통 경로가 어색해 ‘오늘만’ 하면서 운전대를 잡게 되는 버릇과 이별해야 하고, 배달음식 주문할 때마다 “일회용 젓가락, 물티슈 빼 주세요”라며 까다로운 고객이 돼야 하고, 온라인 쇼핑을 할 때마다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용기가 적은 리필 상품을 찾아 고민해야 하는 일이 번거롭고 난감할 테니까요.

그래서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여럿이 함께하는 교당에서 먼저 시작해야겠지요. 함께 의논해서 ‘우리교당 초록실천’ 약속을 하고 함께 ‘행’하는 초록교당이 되는 겁니다. 초록초록 어우러지는 한울숲으로 쓰레기 지구가 다시 파란별 지구가 되는 모습이 낙원세상 아닐까요.

 

 

초록교당 문의(www.woneco.net)

글. 조은혜 교도 / 원불교환경연대

 

[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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