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는 동포 위해 먹을 것 나누는 데 이념 씌우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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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리는 동포 위해 먹을 것 나누는 데 이념 씌우지 말 것"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19.05.14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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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식량지원 위한 종교·민간단체 합동기자회견
정인성 KCRP 남북교류위원장 모두발언
참석인들이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 발표했다.

[한울안신문=강법진 편집장]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올해 식량난이 10년 사이 최악이라는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만성적인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상임대표의장 김홍걸)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회장 이기범), 한국종교인평화회의(남북교류위원장 정인성)가 5월1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하 강당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KCRP 대표로 나선 정인성 남북교류위원장(교무)은 모두발언을 통해 “미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이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응원하고 있다”며 “7대 종단은 북한이 어려울 때마다 기도와 인도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북한의 조선종교인협회와 남한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오고 있다. 어려운 북녘 동포를 위해 인도적 지원에 7대 종단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에게 “굶주리는 동포, 내 형제를 위해 먹을 것을 나누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의 도리”라며 “인간의 도리로서 나누는 밥그릇에 제발 이념을 덮어씌우지 말아달라”고 강력히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대북식량지원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 발표로 마무리했다.


[호소문 전문]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긴급 식량지원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민족의 피를 나눈 우리의 형제들이, 통일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우리의 아이들이, 심각한 식량난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기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작년 우리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 <4.27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하여 한반도의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습니다. 남북의 정치․군사적 대립과 갈등을 뛰어 넘어, 생명과 인권의 존엄성을 함께 실현해 나갈 것을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건강한 통일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북 식량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136만 톤의 식량이 부족한 상태이고, 북한 인구의 40%인 1010만명이 심각한 굶주림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 국가도 선뜻 북한을 지원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추지해 나갈 것이라 발표하였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국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들을 살리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것도 쉽지만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남북의 이러한 군사적․정치적 긴장상태와는 별개로, 수백만의 북한 동포들이 부족한 식량사정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도 우리가 외면 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대북 식량지원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고통 받는 동포들을 돕기 위한 식량지원이 절실합니다. 

 북한 동포들에 대한 식량지원은 남북을 잇는 평화의 끈이며, 남북이 상생하는 평화와 통일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출발입니다. 통일 후 함께 살아갈 우리의 동포들, 우리의 아이들을 살리는 일입니다. 
  이에 생명과 평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정성을 모아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 식량 지원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각계의 지원금과 국민성금을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국민여러분께 호소합니다. 북녘 동포들을 돕기 위한 식량지원에 동참해 주십시오. 생명을 살리고 존중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이는 그 어떤 정치적 이유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우리정부에 요청합니다.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보다 유연한 입장을 가져 주십시오. 시민들의 작은 정성으로 마련한 식량이 북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 있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부는 민간차원의 식량지원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물자의 반출과 방북에 대한 제한조치들을 조속히 완화․해제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하는 것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이 어렵다면, 민간단체나 국제기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대북 지원을 둘러싼 우리사회의 논란과 지원물자의 전용가능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북 지원의 효과를 높이고 분배의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여러분, 종교인 여러분, 각계의 지도자 여러분, 함께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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