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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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종’
  • 문현석 교무
  • 승인 2019.05.22 14:54
  • 호수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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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원불교 18

 

Q: 예회 시작할 때 종을 10번 치던데 무슨 뜻인가요?

고요한 법당에서 종소리를 듣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죠. 일단 종이라는 명칭부터 살펴보면 경종, 당종, 조종 등으로 불립니다. 원불교에서는 주로 경종, 혹은 좌종(坐鐘)이라고 부릅니다. 앉아서 치는 종이라는 뜻이죠. 경종은 독경할 때나 각종 의식을 행할 때 사용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종’은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도구입니다. 일단 1월1일 새해 첫 순간에도 보신각에서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듣습니다. 종소리를 들을 때 무슨 생각을 하나요? 주위 사람들과 축하도 하고 소원도 빌죠. 정신을 차려 내 삶을 되돌아보거나 새롭게 다짐한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삶을 생각하는 일종의 알아차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시간마다 종이 울리는 괘종시계가 있었습니다. 경종을 치는 이유도 비슷한 이치입니다. ‘영혼 혹은 정신의 깨우침’을 의미해요. 즉 경종은 ‘정신을 차려 이 법문을 잘 들어라’ 하는 깨우침의 신호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10번을 칠까요? 불전헌배 하듯이 4번 쳐도 되는데 말이죠. 물론 이유가 있습니다. 방위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주로 나누는 방위는 4개, 즉 동서남북이죠. 그 사이에 4개(남동쪽, 남서쪽, 북서쪽, 북동쪽)의 방위를 각각 두면 8개죠! 그리고 남은 두 개는 하늘과 땅을 의미합니다. 10가지 방위면 이 세계 모든 곳을 가리키게 되며, 이를 ‘시방(十方)’이라고 해요. 세계를 10개의 방위로 나눈 것을 ‘시방세계’라고 한답니다.

다시 말해 법회 시작 시 경종을 10번 치는 이유는, 시방세계의 모든 존재들을 대상으로 ‘정신을 깨워 이 법문에 귀의하자’, ‘이 법문을 통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자’, ‘이 법문을 통해 낙원세상으로 인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답니다.

 

문현석 교무(번개교당)
문현석 교무(번개교당)

 

 

 

 

 

 

 

 

[5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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