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십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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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 십상2
  • 문현석 교무
  • 승인 2019.07.03 00:08
  • 호수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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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원불교

[한울안신문=문현석 교무] Q: 대종사는 어떤 분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해요.

산신령을 만나기 위해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한 어린 대종사. 과연 산신령을 만났을까요? 못 만났을까요? 당연히 못 만났습니다. 왜?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던 중 16세 때 동네에 고대소설이 유행하게 됩니다. 어려움에 처한 주인공이 도사를 만나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죠. 이때 어린 대종사는 ‘아~ 산신령은 사람이 아니라 만날 수 없는데 도사는 사람이니까 만나서 내 의심을 해결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그때부터 도사를 찾기 시작합니다. 행색이나 행동이 조금 다른 사람을 보면 집으로 모시고 와서 극진히 대접했어요. 이 시기를 세 번째 구사고행상(求師苦行相-도사를 찾아 고행하다)이라 합니다.

그럼 도사는 만났을까요? 못 만납니다. 이 시기 대종사는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해요. 결혼은 했지만 수입이 없으니 가장의 역할도 못하는데 오히려 도사 만난다고 돈을 쓰기만 하니까요. 그 와중에 열심히 후원해주던 아버지도 돌아가셔서 가세가 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차 이 일을 어찌할꼬!’ 하는 한 생각으로 깊은 정(定)에 듭니다. 이때를 강변입정상(江邊入定相)이라 합니다.

그 당시 대종사는 시간과 공간, 모든 분별을 잊은 채 입정에 자주 드는데, 어느 날은 배를 타고 장을 보러 가려다가 선진포 나루터에서 우두커니 정에 듭니다. 아침에 장 보러 간 사람들이 저녁에 돌아오면서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죠.

이 강변입정상에 중요한 포인트는 그동안은 산신과 도사를 찾아 의심을 해결하려고 했다면, 이때부터는 해결의 실마리를 자신 안으로 돌리기 시작한 거죠. ‘우주의 근본 이치를 밖의 조건이나 상황이 아닌 나의 근본 성품에서 찾으려는 시작’이었던 겁니다.

7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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