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핵발전소 173건, 별별 사고들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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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핵발전소 173건, 별별 사고들의 경고
  • 김신우 교도
  • 승인 2019.07.10 00:53
  • 호수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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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탈핵 활동가들.
영광 한빛발전소

영광군은 핵발전소 설비용량이 가장 많은 지자체이다. 그런데 가장 말썽이 잦아 현재 2기만 가동되고 있다. 영광발 사건 사고 뉴스가 부쩍 늘었다. 1월부터만 해도 화재가 빈발하여 영광소방서가 특별 소방점검을 해서 발전소 부속건물에서만 위법사항 96건을 적발했다. 이와 관련해 입건된 제1발전소장은 결국 5월 제어봉 조작 실패와 거짓 보고 등으로 직위해제 됐다. 발전소장을 입건하고 과태료를 물려도 사고는 이어졌다.

한빛 1호기는 지난 5월 출력조절 실패 사고로 무기한 정지에 들어갔고, 3·4호기는 격납건물 내장철판과 콘크리트에서 공극(구멍)이 100개 가까이 발견돼 여전히 조사 중이다. 공극이라 표현하기도 민망한 20㎝가 넘는 구멍만도 56개소와 20개소나 있다. 새어 나오면 안 되는 구리스도 흘러내리고 있다. 4호기에서 국내 최대 깊이인 90㎝가 뚫려 있다는 소식으로 또다시 허탈감과 불안을 안겼다. 콘크리트 방벽을 선전할 때는 늘 두께를 강조해왔는데 절반 이상이나 깊은 빈 공간이 생길 만큼 부실하게 지었음을 드러냈다.

방호벽 구실을 하는 격납건물 구멍 이야기는 건설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당시 주장하고 증언했으나 묵살 당했다. 2017년 5월 영광 한빛에서 발견하고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핵발전소에서도 같은 해 8월에 발견됐다. 이명박 정권 시절 무리하게 수주를 따내 적자공사를 강행하며 적지 않은 하청기업이 파산되고 있다고 한다. 바라카 핵발전소는 준공이 4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계약에 따르면 준공기일이 지체되면 배상금이 하루 60만 불이라고 한다. 구멍은 울산에 짓고 있는 신고리 3·4호기에서도 마찬가지다. 핵발전소 부실공사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출력조절 실패는 세계 최대 참사라 할 수 있는 체르노빌 사고를 떠올리게 해 가슴 철렁해지는 뉴스다. 핵발전소 이익집단은 한국에서 체르노빌형 사고가 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원자로 유형이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뿐이다. 차 사고는 기어가 수동이든 자동이든, 연료가 휘발유든 경유든 상관없이 발생하듯, 유형이 달라 폭주사고가 날 수 없다는 말은 사기다. 한 전문가는 제어봉 조작을 잘못해 출력조절에 실패한 이번 사고를 핵발전소 역대 사고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꼽았다. 게다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즉각 보고해야 함에도 12시간 늑장보고에 거짓보고까지 일삼았다. 얄궂게도 원자력 도입 60주년을 크게 자축하고 싶었던 올해 첫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할 정도였다.

한빛원전 4호기에서 구멍 발견.
8월 영광에서 행동할 피켓들.
8월 영광에서 행동할 피켓들.

지난해에 영광에서 1기만 가동해도 전력수급에 이상이 없었다. 올여름에도 핵발전소 8기분의 전력이 남아돌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정말 모자라면 수요관리자원(최대 전력수요를 낮출 목적으로 가입기업이 감축요청에 따르면 금전 보상을 해주는 제도)을 이용해 수요를 조절하면 된다. 그럼에도 작년처럼 올해도 수요관리자원을 활용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이토록 전력이 남아돌아도 34년이나 돌려 누더기가 된 한빛 1호기 폐쇄 결정이 안 나고, 구멍투성이 방호벽이 드러났어도 조기 폐쇄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1986년부터 영광핵발전소에서 기록된 사고는 173건이다. 경고가 넘쳐난다. 잦은 사고는 대형사고를 유발한다. 핵발전소 조기 폐쇄만이 안심과 안전을 보장한다. 안전스위치를 누가 눌러야 할까.

원불교환경연대 탈핵연구소

김신우 소장·송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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