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UR운동, 일원주의 넘어 세계주의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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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UR운동, 일원주의 넘어 세계주의 향해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19.07.24 17:41
  • 호수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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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종교연합포럼(제5회 원불교 종교연합운동 청년캠프)
원불교종교연합운동추진위, 국제부, 원불교청년회
원불교 종교연합포럼 참가자들이 한강교당 대각전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다.

[한울안신문=강법진] 원불교종교연합운동추진위원회는 대산종사의 UR(United Religions) 정신을 잇는 49주년 기념식과 더불어 글로벌인재양성과 세계평화운동으로의 재도약을 약속하는 ‘제5회 원불교 종교연합운동 청년 캠프’를 개최했다. 7월20일 한강교당 대각전에서 열린 청년 캠프는 새로운 전환기에 맞춰 ‘원불교 종교연합포럼’으로 명칭을 바꾸고 대중과 지혜를 나누는 첫걸음을 뗐다.

80여 명의 참가자들이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자비명상으로 문을 연 이날 포럼은 ‘종교연합운동과 교화전략(원불교 사상과 글로벌 이슈 이해)’이란 주제로 세계 각지에서 직접 종교연합운동을 펼치고 있는 출가교역자와 이를 꿈꾸는 종교연합청년단의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기조발표한 정원규 교수, 김성곤 위원장, 박도광 교수.

지속가능한 원불교UR운동이란

이에 앞서 오전에는 ‘원불교 종교연합운동 50주년의 역사와 과제’란 주제로 김성곤(법명 관도) 종교연합운동추진위원장의 기조강연이 있었고, 이어진 원불교 TED강연에는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장 박도광 교무의 ‘문명전환시대의 원불교와 종교연합운동’, 서울대학교 정원규 교수(장충교당)의 ‘세계시민성, 보편윤리, 그리고 종교연합운동’이 발표돼 원불교UR운동의 지난 50년과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됐다.

사영인 국제부장은 환영사에서 “대산종사의 원불교UR정신을 종교연합포럼으로 성장시켜 준 최희공·김성곤 교도님과 박도광 교무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현재 원불교UR정신을 개척하고 있는 교역자들, 원불교UR정신의 미래를 열어갈 예비교무, 청년들에게도 감사를 올린다”며 원불교UR운동의 미래를 개척할 지혜와 방법이 세대를 불문하고 허심탄회하게 토론되기를 기대했다.

기조강연을 한 김성곤 위원장은 원불교UR운동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은 언제나 약소종단이 이끌어 왔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의 종교연합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UR인재(종교연합청년단 발족)를 양성하며, 후원재단 활성화와 기존 종교연합운동과의 병행, 지역·분야별 풀뿌리 종교협력운동”을 제안했다.

박도광 교수는 “과거 서구중심, 강대국 중심의 근대화·문명화의 틀을 깨는 것이 소태산 대종사의 개교표어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메시지다. 강자와 약자가 서로 어울려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문명전환시대의 종교의 역할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불교UR정신은 평화를 실현하는 비폭력 운동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열린 영성이 필요하다”며 지도자뿐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대화하고 영성을 배우는 장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에 있는 교당이 다양한 종교인들과 함께 만나는 플랫폼이 된다면, 그 안에서 원불교UR정신이 드러나고 젊은 글로벌 인재양성도 가능해질 거라고 피력했다. 또한 ‘교육혁신’을 제안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평화인재양성과 인적 네트워크가 지속가능한 생명·평화운동을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규 교수는 “다원주의가 종교연합의 코드이다. 원불교는 종교가 없는 사람까지 품고 가야 한다”면서 “다원주의에도 다양한 층위가 있는데, 상대의 권리를 인정하는 제도적 층위의 다원주의, 상대를 인격체로 인정하는 윤리적 층위의 다원주의, 상대를 공동운명체의 일원으로 보는 존재적 층위의 다원주의가 있다. 원불교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존재적 층위의 다원주의와 사은사요의 윤리적 층위의 다원주의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대산종사가 염원한 영육 간의 무지와 질병, 빈곤을 퇴치하는 세계평화 3대 제언(심전계발, 공동시장 개척, 종교연합기구 창설)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종교연합세션 발표자와 토론자. 국제부 황광우 교무, 맨해튼교당 박도연 교무, 방콕교당 최수진 교무, 황상원 교무, 하와이국제훈련원 현상호 교무,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전철후 교무.
초청강연자로 나선 리베라토 바우티스타 유엔NGO협의체 대표

유엔·WFB서 원불교UR운동을 외치는 교역자들

오후 종교연합세션에는 유엔종교NGO위원회 사무장·맨해튼교당 박도연 교무, WFBY 부회장·방콕교당 최수진 교무,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펠로우 황상원 교무가 현지에서의 활동사례를 소개하며 원불교UR운동을 통해 본 교법의 세계화에 대해 발표했다.

2008년부터 유엔종교NGO위원회에서 활동한 박 교무는 “유엔(UN)에서는 종교나 믿음이란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다 2001년 뉴욕 911테러를 통해 종교 간 갈등이 우리 삶에 엄청난 고통을 줄 수 있음을 알고 유엔에서 종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됐다”며 “2012년 유엔 총회장에서 처음으로 종교행사가 열리고, 당시 맨해튼교당 이오은 교무가 스피치를 통해 원불교를 알렸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에서의 나의 역할은 원불교 사상을 세계에 알리고, 우리 교단이 하고자 하는 여러 활동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를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세계불교도우의회 청년회(WFBY)를 맡고 있는 최 교무는 “대산종사는 불교도인들과의 관계를 굉장히 중시했다. 사실 종교연합은 이웃종교 간의 유대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 당시 경산종법사께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라고 해서 곤란했지만, 차차 그 뜻을 알게 됐다. 최근 WFB 총회 건으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일원주의에 사로잡히면 국한을 넓힐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기회가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반도 평화와 종교연합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발표한 황 교무는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에서 공부하며 대산종사께서 왜 하와이에 국제훈련원을 세웠는지 알게 됐다”며 “평화는 힘이 아니라 오직 이해에 의해서만 얻어질 수 있으며, 인공적인 노력이 바탕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종교 간 갈등이 심해질수록 평화는 더욱 강조될 것이다”고 말했다.

종교연합세션 토론자에는 국제부 황광우 교무와 현상호·전철후 교무가 함께했다.

허성근 청년
전혜복 청년
김여원 청년

글로벌인재양성, 보다 실질적으로

청년세션에서는 발표자들이 원불교UR운동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드러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각 5분씩 주어진 스피치에서 허성근(본명 승규, 신촌교당) 원불교청년회 부회장은 “우리 안에 갇힌 종교가 되지 않길 바란다. 종교연합운동의 핵심은 실천에 있다. 그 방법은 다양하다. 청년들이 가진 개개인의 능력을 합해 더 큰 시너지로 창출해 내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고, 원남교당 전혜복 종교연합청년단 운영위원은 “안으로는 모든 종교를 하나로 보는 정신을 확립하고, 밖으로는 이웃종교와 소통해 우리사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연합청년단 김여원 교도(산본교당)는 “종교연합운동의 목적은 기구 창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질병과 무지를 걷어내고 평화세계를 건설하는 데 있다”면서 보다 실천적이고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교화전략세션에는 원음방송 박명덕 교무, 원불교청년회 윤대기 교무, 문화사회부 조경원 교무가 불단에 올라 ‘종교연합운동과 교화전략: 청년, 미디어, 그리고 세계화’를 주제로 발표 및 토론을 이어갔고, 마무리 강연에는 리베라토 바우티스타 유엔NGO협의체 대표가 초청돼 ‘지속가능개발목표와 종교NGO의 역할과 과제’를 발표해 대중의 안목을 높였다.

한편 닫는 마당에는 김상호 세계불교도우의회 사무부총장(분당교당)과 최희공 사)새마음새삶회 이사장(원남교당)이 마이크를 잡고 남북한 평화무드가 열리면, 금강산에 세계종교연합본부를 세우고자 했던 스승님의 간곡한 말씀을 실현해야 한다며 “세계종교연합본부를 창설하려면 우리가 <금강경>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영인 국제부장
교화전략세션에는 원음방송 박명덕 교무, 원불교청년회 윤대기 교무, 문화사회부 조경원 교무
사회를 본 김태우 교도

7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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