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종교(Mountain)와 산 종교(Wor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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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종교(Mountain)와 산 종교(Working)
  • 손승조 교도
  • 승인 2019.08.21 23:26
  • 호수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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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 서품 18장에 “종교라 하는 것은 인간을 상대로 된 것인데, 인간이 없는 산간에 교당을 두었으니 세간 생활에 분망한 사람들이 어느 여가에 세간을 벗어나서 그 가르침을 받을 것이며”라는 대종사님의 말씀이 있다.

이는 소태산의 조선불교혁신론 내용에서 중요한 핵심 중 하나인데, 이로써 원불교는 인간과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아 바쁜 이 시대의 사람들이 쉽게 교당에 내왕하여 소중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공간적인 산을 떠나 사람들의 곁에 있다고 해서 그 종교가 다 살아 있는 종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브랜드로서의 ‘원불교’가 교도가 아닌 일반 사람들의 인식의 공간에 얼마나 자리잡고 있을까?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스님과 함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저자로 유명한 혜민스님은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 매체를 통해 젊은 사람들과 접촉면을 넓혀가면서 불교의 새로운 접근을 사람들의 인식에 심어주고 있다.

한편 교비나 국가장학금으로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교육학, 심리학, 철학 등의 분야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친 우리의 출가 인재들도 적지 않을 텐데, 그들의 사회를 향한 목소리는 들어보기 힘들다.

자신의 생사거래의 문제만 중요하고 중생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제는 미래의 원불교 고객이 될지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직접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일들에 힘써야 한다.

대종사의 위대한 가르침을 이 시대에 맞게, 세대별 맞춤 어법과 관점으로 당의정을 만들어 ‘분망’할 뿐만 아니라 지치고 힘든 현대인들이 위로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때까지 널리 나누고 소통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원불교의 브랜드 가치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바로 중생들의 삶에 제대로 작동하는 살아있는 산(Working) 종교가 되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그러지 못하면 사람들 속에 있다 해도 산(Mountain) 종교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8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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