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는 세상을 얘기하며 놀아요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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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는 세상을 얘기하며 놀아요ʼ
  • 우형옥 기자
  • 승인 2019.08.21 09:45
  • 호수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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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한국 청소년 교류캠프 2기

[한울안신문=우형옥 기자] 교정원 공익복지부 후원으로 원불교환경연대와 크리킨디센터(서울시립은평청소년미래진로센터)가 8월16일~22일 후쿠시마현 출신 청소년 8명을 초청해 한국 청소년 11명과 함께 ‘핵 없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후쿠시마-한국 청소년 교류캠프 2기, 야~ 놀자!’를 진행했다. ‘7일의 기적ʼ이라며 한일 양국 보고회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1기에 이어 이번에도 양국의 아이들이 교류하며 위로와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입국 후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서로를 소개한 이들은 17일 크리킨디센터에서 열리는 탈핵문화학교에 참석했다. 이 시간을 통해 후쿠시마 청소년들은 일본에서는 할 수 없는 후쿠시마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 학생이 직접 통역에 나서고 진행을 맡는 등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피난을 떠났던 한 학생은 “원전사고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TV와 신문,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정보가 정말 정확한 정보인지는 의문이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잘못된 정보가 아닌 주변의 모든 것들이 하나씩 부서져 가는 우리의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다”고 발표 자리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후쿠시마현의 피난 지역이 아닌 곳에서 온 한 일본 학생은 “나는 내 출신지를 말해야 할 때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반응을 살펴야 한다”며 “어떤 사람은 나에게 후쿠시마에는 머리가 셋 달린 토끼가 사느냐고 물었다”고 전해 원전사고로 인해 야기되는 또 다른 편견들을 짚었다.

숙연한 분위기였던 오전과는 달리 오후에는 신나는 춤과 노래를 배웠다. 안무팀 쿨레칸의 만딩고(mandingo)춤 워크숍과 브라질음악밴드 페스테자의 바투카다 워크숍이 진행됐다. 함께 음악에 몸을 맡긴 친구들은 한결 친해진 모습으로 다음 일정을 이어갔다.

양국의 청소년들은 남은 5일 동안 여주로 떠나 세종대왕 박물관, 황포 돛배 등을 둘러보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했다. 또 여주 섬강에서 물놀이와 래프팅, 바비큐 파티, 보드게임 등으로 맘껏 놀며 추억을 쌓았다. 2인 1조로 서로의 얼굴가면을 만들며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서울에서는 한복을 입고 고궁 투어를 하고 홍대와 명동 일대를 걷는 등 자유시간으로 교류의 정점을 찍었다. 마지막 날, 명상테라피와 함께 롤링페이퍼를 작성하는 것으로 일본 청소년들은 함께 핵 없는 미래를 나눴던 친구들에게 아쉬운 작별인사를 전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아이들은 그저 그곳에 태어나 살았을 뿐인데 사실을 감추는 일본 정부 탓에 그 후유증을 떠안았다”며 “교류캠프를 통해 후쿠시마 출신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한국청소년들과 동세대로서 품는 동질감으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새로운 연대가 만들어지길 원한다”고 전했다.

8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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