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교화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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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교화 유감
  • 손승조 교도
  • 승인 2019.09.18 15:57
  • 호수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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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00여 개 교당의 평균 출석교도를 50명으로 가정하면 원불교 전체 법회 출석교도는 약 2만5천 명 정도일 것이라 짐작된다. 이것은 어쩌면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마주해야 하는 현실임을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타개책으로 흔히들 쉽게 들고 나오는 것이 바로 ‘가족교화’다. 하지만 이 가족교화라는 교화정책은 해결책으로는 가장 하책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가족교화는 원불교를 신앙하는 교도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교단의 ‘교화정책으로 추진할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신앙 경력이 오래된 교도들에게 마른 수건 짜기와 같은 가족교화를 강조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새로운 자원은 신입교도가 가지고 있는 법이다. 그들은 짜면 흥건하게 물이 나오는 젖은 수건이다.

관건은 원불교에 대한 확신이다. 이 종교가 나를 구하고 세상을 구원할 종교라는 확신이 들 수 있게 제대로 된 신입교도 훈련을 비롯한 제반 신앙지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 또 하나의 관건은 교도가 아닌 일반인들이 원불교라는 브랜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그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주로 뉴스나 신문기사, 혹은 광고, 또는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이 일은 그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나 광고회사의 마케팅 담당자 -소위 ‘마케터’ -들이 누구보다도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우리 교도들 중에서 그러한 전문가집단, 즉 마케터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초청해 ‘원불교 마케팅 회의’를 열어 보기를 제안한다. 그들의도움으로 제대로 된 브랜드 경영을 설계하여, 비교도를 상대로 원불교라는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려야 한다. 원불교가 자신과 사회와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종교라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찾아올 수 있게 마케팅을 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교화라 할 수 있다. 마케팅은 경영활동의 중요 영역이지, 우리가 경원시 해야 할 가벼운 술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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