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민주주의 근간 흔드는 ‘검찰’ 개혁 촉구
상태바
종교인, 민주주의 근간 흔드는 ‘검찰’ 개혁 촉구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19.10.01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닷새 만에 성직자·수도자 4477명 서명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기자회견 동참
4,477명의 4대 종단 성직자·수도자들이 민주주의 수호, 검찰개혁을 촉구하며 9월30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4,477명의 4대 종단 성직자·수도자들이 민주주의 수호,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등 4대 종단 성직자들은 9월30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주의와 개혁을 지켜냅시다’라는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종교인들의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은 지난 9월25일 추진했던 ‘검찰개혁 성직자 1천인 선언’ 동참이 하루 만에 돌파하면서, 닷새 동안 4천여 명을 넘긴 데서 짐작할 수 있다.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자발적으로 동참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4대 종단 성직자들은 선언서를 통해 “검찰은 민주주의를 흔드는 정치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촛불로 지켜낸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과거의 낡은 시대가 개혁되기를 바란다. 낡은 시대의 권력 기관인 검찰을 개혁하여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인권이 보호되는 시대가 속히 오기를 소망한다”며 “권력기관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는 언제나 풍전등화와 같을 것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검찰개혁 이뤄내자’ ‘민주주의 지켜내자’ ‘공수처 실시’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적폐청산 검찰개혁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사회개벽교무단 강해윤 교무는 “지난 토요일 서초동 촛불집회에서 사회자도, 무대도, 음향시설도 없는 가운데 사람들이 같은 구호를 외치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았다. 검찰개혁과 민주주의 수호는 민심이고 천심이다”고 주장하며 “종교인들은 각자 위대한 분(신앙의 대상)을 모시고 있어서 어느 특정 개인을 잘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한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개신교 정금교 목사(대구 누가교회)는 현재 자행되고 있는 과도한 검찰 수사에 대해 “해방 후 지금까지 공안사건을 만들어 쥐도 새도 모르게 숱한 사람을 죽어가게 만든 검찰과 사법부가 이런 짓을 할 수는 없다”고 분노하며 “이 땅에 평화가 100년 만에 간신히 시작되는 상황이다.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걸림돌 되는 것은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며 검찰·언론·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나승구 신부의 사회로 연 기자회견은 인사말에 강해윤 교무와 박요환 천주교 신부, 이광익 목사가 나섰고, 서원중 교무와 이영우 신부가 함께 선언서를 낭독했다.

기사회견 마무리에 참석한 성직자들이 검찰개혁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해윤 사회개벽교무단 교무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다음은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4대 종단 성직자 수도자 4천인 선언서이다.

“민주주의와 개혁을 지켜냅시다”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4대 종단 성직자·수도자 4천인 선언-

우리는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촛불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시민들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나아가 남북평화의 시대를 열어가기를 소망합니다. 남북 평화회담과 평화 선언은 역사의 대세이며 희망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개혁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종교가 달라도 민주주의와 평화와 개혁을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모아 국민들께 호소합니다.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일에 앞장섰던 권력 기관들은 민주주의 시대에 걸맞는 국가기관으로 개혁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권력 기관들은 여전히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권력 기관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는 언제나 풍전등화와 같을 것입니다. 지금 검찰은 개혁을 거부하고 있고, 국정원은 공작 수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의 권력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민들이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해 민주주의를 세워 가야 할 때입니다.

1. 검찰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해야 합니다.

검찰은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서 온갖 특권을 누려왔습니다.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인권을 짓밟았고 공작 수사에 동조했습니다. 오로지 권력에 취해서 민주주의를 억압해 왔습니다. 이제 변해야 합니다. 철저하게 개혁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검찰의 과거 행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검사와의 대화"에서 대통령도 무시하던 검사들의 안하무인 태도를 기억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에 소위 '논두렁 시계'라는 유언비어를 조작·유포하여 끝내는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우리는 검사들의 기고만장함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독점된 힘에 취하여 국민의 인권을 외면하고 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과거를 반성해야 합니다.

2. 검찰의 독점 권력은 분산되어야 합니다.

검찰의 권한은 축소되어야 합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은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의 공복으로 거듭나는 과정입니다. 검찰의 수사권, 기소권을 분리하고 공수처의 견제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검찰의 권력 분산과 개혁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개혁에 저항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과도한 수사는 정상이 아닙니다. 특수부 검사 수 십 명을 동원하여 먼지 떨이식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검찰개혁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검찰은 독점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의 공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3. 검찰은 대통령에 대한 도전을 멈춰야 합니다.

법무부 장관이 임명 된 후에도 무차별적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압수수색과 수사 사실을 언론에 계속 흘리고 있습니다. '논두렁 시계'의 망령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줍니다. 검찰이 대통령이 인사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끝내 끌어내리겠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검찰은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을 거부할 수 있는 권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합니다. 민주주의 시대에서는 이런 안하무인 태도와 거만함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검찰은 선출되지도 않고 견제도 거부하며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비선출 권력인 검찰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을 멈추고 개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검찰은 민주주의를 흔드는 정치 행위를 중단해야 합니다. 오히려 국민의 아픔인 세월호 사건과 김학의 성상납 사건에 집중해야 합니다. 비선출 권력인 검찰을 개혁하여 국민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핵심임이 분명해졌습니다. 국회는 당리당략을 떠나 시대의 과제인 검찰 및 사법개혁을 더욱 신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촛불로 지켜낸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과거의 낡은 시대가 개혁되기를 바랍니다. 낡은 시대의 권력 기관인 검찰을 개혁하여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인권이 보호되는 시대가 속히 오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는 시대의 과제인 검찰 및 사법개혁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하나로 모아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 검찰은 개혁법안을 수용하고 검찰 개혁을 단행하라.

2) 검찰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무시하는 정치검찰의 행보를 중단하라.

3) 검찰은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국민 기만행위를 중단하라.

4) 피의 사실을 흘리는 통로가 되는 언론은 각성하라.

5) 국회는 검찰 및 사법개혁안을 즉시 채택하라.

2019년 9월 30일

기독교·불교·원불교·천주교, 성직자 수도자 4,477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