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화담, 꽃과 사람이 정답게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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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화담, 꽃과 사람이 정답게 물들다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19.10.17 00:20
  • 호수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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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당 가을 국화전시

지역사회 열린 교당 시도

늘 다니던 골목에 가을 국화꽃이 피었다. 세월도 무심히 173년을 지켜온 은행나무 그늘 아래서 바쁜 걸음을 멈추고 차 한 잔에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당신은 언제 가장 힘드십니까?’ 원불교 서울교당 외벽(LED판)을 환히 밝히는 한 줄 물음은 지나는 길손에게 질문을 던진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뚝 하니 건넨 그 한마디에 위로가 된다. 그리고 힘든 건 나뿐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국화꽃 쉼터》 서울교당이 교당 앞을 지나는 지역민, 직장인들을 위한 작은 쉼터를 마련했다. 교리도를 형상화한 국화전시와 잠깐 쉬어갈 수 있는 벤치, 커피와 찻감, 그 옆에는 원불교를 소개하는 서적과 리플릿, 마음을 전하는 방명록이 놓였다. 점심시간에는 잔잔한 음악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국화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커피 한 잔 대접받았습니다. 마음으로 따뜻한 이웃이 되길... 실천하겠습니다” 하고 방명록에 적힌 짧은 인사말이 가을바람을 타고 날린다.

‘내 곁에 화담, 꽃과 사람과 정답게 이야기로 물들다’. 서울교당이 10월 한 달간 교당 앞마당을 명상 쉼터로 내어주며 전하는 메시지이다. 이를 기획한 최심경 교감교무는 “법신불 사은께 가을꽃을 공양한다고 하니, 교도 50여 분이 꽃 공양비를 희사해 주었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없는 골목에 꽃 하나가 들어 골목이 환해졌다”며 지역민들에게 원불교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을 찾던 중 고안해 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오는 20일에는 티 파티를 하고, 내년 봄에는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의 거리를 샛노란 유채꽃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살아나 장터》 가을은 수확만큼 나누는 기쁨도 크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서울교당 여성회 주관의 살아나 장터가 지난 6일 교당 앞마당에서 펼쳐졌다. 생활용품, 의류, 주방기구 등 평소 손때가 잘 묻지 않은 물품을 모아놓으니 제법 장터가 갖춰졌다. 게다가 점심은 육개장 공양으로 참여도를 높였다. 최 교무는 “대종사께서 흐르는 물도 아껴 쓰지 않으면 빈천보를 받는다고 했는데, ‘살려 쓰고 아껴 쓰고 나눠 쓰는(살아나)’ 그 마음이 너무 귀하다”며 교도들을 칭찬했다.

만만대소회》 조직의 생명력은 ‘소통’에서 비롯된다. 서울교당(교무 최심경·맹진희·황덕수)은 지난달 29일, 원기105-107년 교화비전 수립을 위한 소통의 자리, ‘만만대소회’ 법회를 열고 전 교도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를 위해 9월 한 달간 법당 한쪽에 ‘서울교당 미래를 위한 희망적 제언을 써주세요’라는 의견 제출 현황판도 만들어 붙였다. 인사이동이 잦은 교무보다 오랜 세월 교당을 지켜온 교도들이 바라보는 서울교당의 전통과 문화, 정서를 듣고자 함이었다. 이날은 교도들이 평소 생각해 왔던 교화발언을 쏟아냈다.

교무는 “만만대소회의 가장 큰 목적은 공감대 형성이었다. 11명 정도가 발언을 했는데 모두가 경청해 줬다. 향후 재가교역자 워크숍을 통해 비전을 수립할 계획이다”며 서두르기보다는 함께 만들어 가는 교화의 길을 택했다.

10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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