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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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교무’
  • 한울안신문
  • 승인 2019.11.06 23:15
  • 호수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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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태어나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의 이야기를 그린 ‘82년생 김지영’이 개봉 후 11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가부장적인 사회구조에서 굳어진 여성의 역할과 여성이 겪는 차별을 담담히 풀어낸 영화는 개봉 전 논란이 무색할 만큼 실관람객에 뜨거운 공감과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관심이 보여주듯 대중의 성(Gender)평등 의식이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많은 언론사와 기관, 단체, 학교들이 성평등 구현을 위한 단계들을 밟아 나가고 있다.

원불교도 젠더 문제에 대한 논의와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비단 시대적 흐름의 부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권을 중시하고 평등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 종교의 본질과도 관련된 문제다.

개교 당시 남녀평등의 법과 제도가 구현돼 타 종교에 유례없는 선진적 모습을 보여줬던 원불교는 100년이 지난 지금 어떤 모습인가? 오히려 과거보다도 못한 성차별적 문제와 편견들을 안고 있다. 2019년에 와서야 겨우 수많은 문제 중 정녀지원서가 폐지됐고, 복장 차별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했다. 좋은 소식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지난 11월1일 열린 여자정화단 총단회에서 여성교역자 양장 정복이 오랜 연구를 통해 겸용하는 것으로 통과됐다. 교역자의 복장 문제는 일차적으로 사회에 보여지는 종교 내 성평등 지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한 걸음이다. 이 기본에서부터 빠르고 확실한 혁신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대중의 외면을 받을 뿐이다.

변화를 시도하려면 여러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자. 지금의 여성 성직자의 머리와 복장이 과연 불법의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를 외쳤던 대종사의 뜻인지 말이다. 구별해보자. 이것이 전통인지 의미 없는 관습인지 말이다. 그리고 잊지 말자. 출가교역자는 ‘여자’ 교무, ‘남자’ 교무가 아닌 그냥 ‘교무’인 것을.

11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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