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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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을 아시나요
  • 문중인 교도
  • 승인 2019.11.12 22:53
  • 호수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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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매운 고추도 무서워하는 병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탄저병이라고 합니다.

흙 속에 묻혀있는 박테리아의 일종인 탄저균은 그 독성이 강하고 감염 속도가 빨라서, 탄저균이 고추밭에 감염되면 순식간에 고추밭을 망쳐놓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무서운 탄저균이 미군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다는 말을 우연히 듣고 나서, 과거에 일본군이 만주에서 운영했던 731부대가 떠올라 매우 놀랐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 여기저기 검색 창을 두드려 봤습니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탄저병은 피부 탄저병, 흡입성 탄저병, 장탄저병의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구제역이나 돼지 열병 등 가축에 감염되는 질병은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탄저병은 탄저균에 오염된 육류를 섭취하면 사람도 감염되기 때문에, 인수 공통 감염병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그 감염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사율도 높아서, 우리나라는 2000년에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무서운 탄저균이 평택의 미군기지에 들어온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평택시민단체가 이를 반대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평소에 사회문제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난 9월 하순 평택에 내려가 수소문 끝에 평택시민단체 관계자를 만나 탄저균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2015년에 탄저균이 미군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사실이 알려지자 평택시민단체는 이를 저지하는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미군이 운영하고 있는 실험실을 폐쇄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시 주변에 생물무기가 있다는 사실에 평택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드 배치가 성주군민만의 문제가 아니었듯이, 탄저균 문제도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이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평택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무엇입니까?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 주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입니다.

<맹자(孟子)>진심장구(盡心章句) 하편에는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란 말이 있습니다. 백성이 가장 존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며, 군주는 그보다도 낮은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위정자는 소수의 정당한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 정의가 확립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탄저균의 실태를 밝혀, 평택시민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불안을 해소해 줘야 할 것입니다.

1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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