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는 삶이 녹슬지 않고 행복해지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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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는 삶이 녹슬지 않고 행복해지는 지름길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19.12.18 00:51
  • 호수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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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교당 병산 신원강 교도
병산 신원강 교도(오른쪽)가 감사일기 원본을 들고, 부인 전타원 최성전 교도가 이번에 출간한 <감사일기>를 들고 웃어보이고 있다. 

<감사일기> 출판 봉고

“감사일기는 공부인의 삶이 녹슬지 않고 행복해지게 하는 지름길이다. 이 책 <감사일기>에 실린 글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순수한 내 마음공부를 담아낸 것이다. 모자란 점은 여생을 바쳐 계속 정진하겠다.”

지난 2년간 써온 감사일기를 한 권으로 묶어 출판하게 된 장충교당 병산 신원강 교도(89)는, 12월 8일 일요예회에서 출판 봉고식을 올리고 이같이 소감을 전했다. 평소 교리연마를 하며 의문 된 점이나 감각감상을 적기는 했어도 매일 꾸준히 감사일기를 쓰지는 못했다. 그러다 교당에서 추진한 감사일기 쓰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써내려 간 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정갈한 글씨로 교법에 대조해 마음공부한 노트를 교당에 올 때마다 교무 손에 꼭 쥐어준 그 정성에 ‘책으로 내기만 하면 가보가 되겠구나’ 싶어 출판을 권유했다는 장충교당 김지원 교무. “병산님은 안으로 쌓은 내공이 대단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한다.
 

일기, 함께 나누는 기쁨

시절인연이었다. 사실 그가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는 오래다. 원기50년에 종로교당에 입교해 방배교당 교도회장과 고문까지 역임한 그는 교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때마다 책상에 놓인 B5 용지에 생각을 정리해왔다. 또한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종종 감사일기를 써왔다. 그러다 2년 전, 김 교무의 권유로 교리에 바탕한 감사일기를 써온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제 책상에는 500장짜리 B5 용지가 늘 올려져 있다. 거기에 교리 해설도 쓰고, 감사일기도 쓴다. 책을 낼 생각은 없었지만, 꾸준히 쓰다 보니 3묶음 정도 일기장이 쌓였다. 책에 실린 감사일기는 그중에 극히 일부다”고 설명했다.

그의 감사일기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자연을 보거나 사물을 볼 때, 사람을 대할 때마다 대종사께서 밝혀준 교법에 근거해서 보고 듣고 말하다 보니 감사일기 속에 소소한 깨침이 담겨 있다. 2년 전에도 종종 일기는 써왔다. 방배교당에서는 그의 일기가 회보에 실려 교도들의 박수도 받았다. 하지만 실천 없는 깨침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쓰기를 쉬어버린 때도 있었다. “그때는 길을 잘 몰랐고, 지금은 매일 써서 예회에 올 때마다 교무님에게 감사일기장을 제출한다. 습관이 되니 편안하다.”
 

일기, 나와의 문답시간

그의 특별한 공부심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여가 고향인 그는 조상 대대로 이어온 절이 있을 만큼 불교에 대한 깊은 신앙을 해왔다. 원불교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한국불교연구회(동국대)에 다니며 불교 교리공부에 심취한 적도 있다. 그러다 홍제교당 창립주였던 장모의 장례를 치르며 원불교 장례예법과 교리에 매료돼, 종재를 마치고 바로 원불교 교도가 됐다.

“불교교리 기초를 공부하고 난 뒤에 대종사님의 법을 만나니까 바로 꽃이 피었다. 교리에 생기가 돌았다. 불교교리는 어렵지만 대종사께서 밝힌 교리는 우리말이라 쉽고, 실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게 방법을 제시해 공부하는 재미가 있다.”

그 대표적인 교리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라고. “물질을 선용해야 할 우리가 물질의 노예가 됐다는 말을 어느 성현도 말한 적이 없다. 하지만 대종사께서는 한탄을 하며 정신을 개벽하라고 했다”면서 그러한 깨침이 있을 때면 그는 감사일기를 쓴다. 그러한 깨침과 자기와의 문답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병산 신원강 교도.
병산 신원강 교도.
<감사일기>, 뒤편에는 부인 최성전 교도의 일기도 담겨있다.
<감사일기>, 뒤편에는 부인 최성전 교도의 일기도 담겨있다.

 

감사일기로 겸손과 여유 배워

그는 누구에게라도 감사일기를 추천한다. “그 공덕을 다 열거할 순 없지만 가장 큰 장점은 겸손해진다. 예전에 저는 성질이 급했다. 그런데 감사일기를 쓰면서 나를 낮추게 되고, 낮추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감사일기는 자기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는 그는 “자기를 낮출 줄 아는 사람이 제일 가는 인격자이다. 대종사님의 법은 나를 놓으라는 법이다. 무아봉공이다. 결국 나를 내려놓고 봉사하라는 것이다. 남을 챙기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마음공부를 하는 이유도 “대종사 법을 알고 실행하면 법과 제도가 필요없지만, 그렇지 못한 세상이라 종교가 필요하다”며 평생 도반이 된 부인 전타원 최성전 교도와 다정하게 웃어보였다.

1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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