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세력 확장과 가족교화
상태바
정신의 세력 확장과 가족교화
  • 오민웅
  • 승인 2020.02.05 15:50
  • 호수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울안칼럼

매일 밤 9시 30분이 되면 우리 가족 모두는 일원상이 모셔져 있는 거실로 모인다. 아내와 열한 살 딸, 여덟 살 아들 그리고 나. 내가 “혜라야, 염불 준비해” 하면 딸은 아빠 방으로 가서 조그만 경종과 목탁을 가져와서는 거실 가운데 놓고 반좌로 앉아 준비를 마친다. 조금 있으면 아내와 아들이 함께 자리에 앉는다.

처음에는 내가 주로 경종도 치고 목탁도 쳤지만, 이제는 딸이 경종을 치면 목탁은 내가 친다. 가끔 내가 일 때문에 밤늦게 귀가하는 날에는 딸이 경종도 치고 목탁도 친다. 식순은 간단하고 시간도 5분 정도면 된다. 오래 계속하려면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 좋다고 생각한다. 

시작할 때 경종을 10회 치고 잠시 1분 정도 입정하고 영주 7독과 나무아미타불 염불 포함해서 5분 정도 하고 저녁 심고를 올린다. 심고를 올리고 나면 마지막 “마음공부 잘 합시다”라는 멘트로 아들이 마무리를 짓는다. 그리고는 염불했으니 이제 모두 잠자리에 들자 하고 잠자리에 든다. 

밤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고 아이들은 아침 7시쯤 일어난다. 지금이 방학 기간인데도 마찬가지로 일과는 지키며 지내게 한다. 새해에는 여기에 추가해서 유무념 대조 공부도 함께 해보기로 계획을 세워본다.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가족 모두가 함께 법회에 참석하는 일은 참 힘든 일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이들과 함께 교당 법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여름과 겨울에 정기적으로 하는 새삶마음공부 훈증훈련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서 아이들도 나도 원불교 신앙과 수행에 대한 기본이 축적돼, 이제는 집에서도 함께 신앙·수행 생활이 가능해졌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원불교 <정전> 개교의 동기에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 받아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자고 했다. 정신의 세력 확장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가 바로 가족교화라고 생각한다.

가족교화를 하는 것이 접근성이나 시간 면에서는 교화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경험해 보았듯이 가까이에 있을수록 나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에 가족들을 감화시켜서 교화로까지 이어지게 하기란 훨씬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에 가족교화를 목적하는 교도라면 본인이 먼저 교법을 실천하여 실천궁행하고 심화·기화로 감화시키는 불공을 해야 한다. 

자신의 교화 실력은 바로 가까운 내 가족부터 그 실적을 나투는 것이라는 사명감과 자각에 바탕해서 시작해야 한다. 일단 가족교화에 성공을 한다면 한 가정에 있어서나 교단을 위해서도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가족교화는 가족 간에 세세생생 소중한 혈연이자 법연으로 이어지게 한다. 게다가 함께 마음공부 하는 가족이라면 살아가는 동안 어떠한 경계 속에서도 서로 진급으로 상생의 인연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결과 제새의세 하는 훌륭한 불보살들이 많이 배출될 것이다.

새해에는 모든 교도들이 가족교화를 통해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2월 7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