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변곡점Strategy Inflection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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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변곡점Strategy Inflection Point
  • 손승조 교도
  • 승인 2020.02.11 19:18
  • 호수 11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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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가락교당 손승조 교도

어느 지도자라도 성과를 내고 싶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무게를 스스로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함께할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그 지도자의 능력일 것이다.

또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상황의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고

그에 맞는 혁신적인 전략을 채택하여

끊임없이 추진해 가는 것도 지도력 중 하나다.

1987년 새 CEO의 취임 당시 2억5천만 달러에 불과했던 회사의 매출이 겨우 11년 만에 200억 달러를 넘어 무려 80배 이상 성장한 전설적인 회사와 CEO가 있다.

다름 아닌 인텔(Intel)과 앤디 그로브(Andy Grove)이다. 그때의 시장은 IBM이 주도하던 컴퓨터(크기가 집채만한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장 안에서 개인용 컴퓨터(PC: Personal Computer)가 태동을 시작하던 시기였다.

인텔은 그들의 성공 아이콘이었던 메모리반도체까지 포기하면서, IBM이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장을 고집하며 제 발로 걷어찬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새로 개발한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CPU(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비메모리반도체)를 들고 뛰어들었다.

이 시기를 이끌던 CEO 앤디 그로브는 컴퓨터산업의 급격한 환경변화(메인프레임 컴퓨터에서 개인용 PC로의 급격한 시장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했다. 그는 인텔이 바로 이런 급변하는 시장의 변곡점에 놓여 있다고 판단하고 ‘전략적 변곡점 이론’을 내세우며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전략도 변화해야 함을 역설했다.

그러나 창립 당시부터 메모리반도체를 통해 성공가도를 달려온 기존 비즈니스 성공모델을 포기한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기업 내부의 반대와 갈등을 해결하고 과거를 고집하던 임원진을 설득해야 했다. 어렵지만 변신을 시도했고, 286·386·486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지나 마침내 펜티엄(Pentium)급 CPU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 개인용 컴퓨터 CPU 시장의 80%를 점유하며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로 등극했다.

이와 같이 시장의 환경은 경제적·기술적·정치적·사회적·인구통계적 요소 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바, 조직의 리더는 이러한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혁신을 통한 전략적 변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많은 기업들이 단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단지 과거부터 해오던 방식을 더 잘하려고만 몸부림쳤기 때문이다. 어느 날 문득 눈을 떠보니 닌자처럼 소리 없이 등 뒤에서 나타난 컴퓨터 제조사였던 애플(Apple)에 의해 휴대폰의 거인 노키아(Nokia)가 죽었으며, 구글(Google)에 의해 사라진 검색엔진은 얼마였고, 또 온라인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Amazon)에 의해 없어진 업체는 장난감 회사 토이저러스(Toysrus)를 비롯해 수도 없이 많다. 이렇게 살아있는, 우리 눈으로 목도한 생생한 역사에서 과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런 기업의 흥망사를 통한 교훈에서 종교계는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

첫째는 능력 있는 지도자이다. 어느 조직이든 지도자는 그 조직을 최소한 한 걸음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러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심지어 조직을 망가뜨리는 그러한 지도자는 어쩌면 그 조직에 커다란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지도자라는 것이 자신에게는 명예요 가문의 영광일 수는 있지만, 자신의 능력 여하에 의해 그 조직이 발전할 수도, 혹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를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

어느 지도자라도 성과를 내고 싶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무게를 스스로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함께할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그 지도자의 능력일 것이다. 또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상황의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고 그에 맞는 혁신적인 전략을 채택하여 끊임없이 추진해 가는 것도 지도력 중 하나다.

둘째는 혁신이다. 전 서강대 최진석 교수는 혁신은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일갈했다. 삼성이나 애플이 혁신을 멈추는 순간 과연 누가 죽고 누가 살까?

종교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과거부터 해오던 것을 더 잘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조직의 흥망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는 각오로 정확한 과녁을 찾은 다음 정조준하여 전력을 다해 화살을 날려야 할 것이다. 과녁은 바로 조직의 비전일 것이고 정조준한다는 것은 비전의 달성을 위한 정확한 방향성일 것이다. 결국 혁신도 지도자의 능력이라 하겠다.

지금 원불교는 우리 사회의 변곡점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을까? 또 우리가 이 세상에 해야만 할 소명은 무엇일까? 대종사님이 계신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2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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