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사님, 저 임진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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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님, 저 임진광입니다”
  • 임진광 교도
  • 승인 2020.02.23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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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고문기 원정사 추모담
감산 고문기 원정사가 2월 6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반했다. 
7일 열반식에서 한덕천 서울교구장과 정릉교당 교무, 교도들(임진광 교도회장 비롯)이 함께 열반독경을 올리고 있다. 

 

겨우내 큰 추위 없이 따뜻한 날씨가 계속 되더니 그냥 넘기기 아쉬웠던지 새봄이 시작되는 입춘이 막 지나고 꽃샘추위가 찾아 왔던 날. 황망하게도 종사님의 열반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릴 때, 저의 마음은 존경하던 스승님과 아버님을 동시에 잃어버린 허망함과 슬픔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습니다.

부처님 말씀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종사님과 저는 40여 년을 매주 뵙고 특별한 사상과 가르침을 받들 수 있었으니 아버지보다 더한 각별한 인연이지요. 축원문과 종법사 법문을 통해 종사님의 자비덕행이 잘 요약되었다고 보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종사님처럼 큰 어른을 우치한 제가 짧은 소견으로 말씀드린다는 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하여 거듭 사양했습니다. 그러나 정릉교당에서 해야 한다는 말씀에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지만 그리 알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종사님께서는 말씀보다 인자하신 미소와 교법을 실천하시는 모습으로 우리 후진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우리 후진들은 종사님을 ‘움직이는 교전’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교도를 따듯하게 챙겨주시고 안아주시는 큰 어른이셨지요.

종사님은 법회출석을 생명처럼 생각하셨지요. 지난해 송년법회까지 제가 종사님을 뵈었으니 40여 년을 거의 법회를 빠지지 않고 다니셨습니다. 제가 혹 일이 있어 빠지게 되면 월요일에 직접 전화를 하셔서 안부를 물으니 죄송해서 더는 빠질 수가 없었어요.

종사님은 법과 회상과 스승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은 우리가 꼭 본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아무리 나이 어린 부교무라도 깍듯하게 대하시는 모습은 참으로 존경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둘째, 신앙생활을 통해 자녀교육을 철저히 하셨습니다. 종사님은 자녀손들 모두 훌륭하게 키우셨죠. 종사님은 늘 인자하시고 자애로운 아버지셨고, 신앙수행을 통해 가정교육에 대한 무언의 교훈을 전하셨습니다.

셋째, 감산종사님은 무상보시의 표본이셨습니다. 감산장학회를 설립할 때의 일이지요. 20여 년 전, 가을 어느 날. 종사님께서 대우센터에 오셔서 저에게 전화를 하셨죠. 급히 내려가 뵈니 차 한 잔 사주시며 감산장학회 설립 계획을 말씀하시고 저에게 의견을 물으셨습니다. 그후 이사로 등재해 주시고, 매년 장학사업 결과를 요약하여 주시곤 했습니다. 20여 년 동안 2천여 명의 젊은이들에게 학업의 길과 인생의 새 길을 후원하셨습니다.

한번은 제가 장학생들을 모아 격려해 주는 행사를 하시면 어떻겠냐고 여쭈니, 받는 사람이 부담되면 안 되니, 그냥 통장에 넣어줄 뿐이라고 말씀하시며 사양했지요. 무상보시로 타자녀교육을 실천하시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넷째, 감산종사님은 회사경영에 있어서도 자리이타로 했습니다. 회사를 설립하고 상장회사로 성장시켜 많은 직원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우리 모두 한 가족’이란 슬로건으로 전 직원을 한 가족처럼 대하셨죠. 우리 회사는 내가 노조위원장이라고 하시며 전 직원에게 자리이타를 통한 정도 경영을 실천해 보인 존경스러운 경영인이셨습니다. 원광대학교에서 명예경영학 박사를 받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섯째는 우리에게 남기신 숙제, 교화일념의 표준이 되셨습니다. 정릉교당 건축시 큰 힘 밀어주시고, 또한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위해 증축을 마친 후, 이제 교무님과 합력해서 법당의 의자를 모두 채워야 합니다고 하신 큰 숙제를 내주셨죠. 항상 만족을 드리지 못하고 부끄럽기 한량없으나 주신 숙제는 저희 후진들이 힘을 합해 실천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여섯째는 얼마 전, 병원에서의 일입니다. 입에 호스를 꽂고 계시고 말씀을 하실 수 없으셨어요. 제가 “종사님 저 임진광입니다” 하니 매우 반가워 해주신 모습, “종사님 저 가보겠습니다” 했더니 제 손을 꼬옥 잡아주시고 손을 흔들어주시던 모습이 선합니다.

끝까지 정신을 챙기신 모습은 참으로 대단하셨지요. 저는 다시 일어나셔서 교당에서 뵐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나, 그때의 모습이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 몰랐으니 너무나 안타깝고 슬픔이 되었네요.

이제 교당의 큰일은 누구에게 상의드리고 조언을 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종사님께서 남겨주신 숙제, 실천을 통한 가르침, 선공후사, 불법승에 대한 대신성, 신앙생활을 통한 가정교육, 타자녀교육과 무상보시, 자리이타 정도경영, 남겨주신 숙제 교화활성화, 청정일념을 잘 챙기겠습니다.

종사님께서는 시방을 한집안 삼아 대자비 법력을 떨쳐주신 우리 교단의 큰 별이요, 큰 스승이셨습니다. 이런 어른을 우리 정릉교당에서 가까이 모실 수 있어서 그동안 너무나 행복했고, 우리 교도들의 큰 자랑이었습니다.

이제 잠시 편히 쉬셨다가 일원대도 회상에 다시 오시어 성불제중 하시길 정릉교당 전 교도들의 마음을 모아 축원하옵니다.

정릉교당 교도를 대표하여 임진광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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