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모두가 힘을 모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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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모두가 힘을 모을때
  • 이여진 교도
  • 승인 2020.03.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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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거리에서나 지하철에서나 사람들이 말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하얀색,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있다. 백화점, 대형 쇼핑몰은 물론 전통 재래시장까지 손님들은 급감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방역 중, 일시폐쇄 중이란 표지판이 붙은 건물이 늘어간다. 주가는 연일 불안하고 이미 시세차익을 챙긴 외국인들은 보따리를 싸 불안한 한국증시를 황급히 떠나고 있다. 기업하는 사람들, 장사하는 사람들의 한숨소리에, 탄식이 이어진다. 맞벌이 부부들은 휴원·휴교로 인한 육아 문제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TV 화면 우측 상단의 확진자·사망자·검사중이라는 숫자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내 덕, 네 탓을 외치며 책임을 추궁하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열심히 대응하고 관리를 잘했는데 전부 ○○종교 때문이다. △△국가의 입국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기 대응을 부실하게 한 정부의 무능이 문제이다. ○○종교와 관련이 있는 ◇◇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제각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우리 ○○종교인들이 우한에 들어와 바이러스를 퍼트렸다고 코로나19 발원지 논란까지 벌이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재앙 속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코로나19’ 사태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데 이용하는 영악한 정치꾼들이 있다. 병상을 구하지 못해 사망하는 확진자가 늘어나는데도 마스크를 매점·매석해 폭리를 취하고 국외로 방출하는 등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얄팍한 장사치들도 있다. 국민들의 두려움과 불안을 증폭시키는 가짜뉴스를 양산하여 주목받으려는 관심종자들도 있다.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금지하는 나라는 늘어가고 재외 한국인들은 코로나19 덩어리인 양 취급받으며 감금 수준의 격리에 처해있는 이 시점에서 말이다. 반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대구·경북지역에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자발적인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숨이 멎은 생명은 다시 살릴 수 없다. 누굴 탓하고 손가락질하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작금의 상황은 너무 심각하고 위중하다. 시비를 가리고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사태가 수습된 이후에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은가. 이제 여야는 정쟁을 멈추고 초당적 입장에서 중지를 모아 집단지성을 발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합심하여 감염병 사례분석을 통해 향후 진행 상황을 예측하여 최선의 방안을 제시하고, 정치권은 힘을 결집하여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국민의 두려움은 불신에서 나온다. 정부는 책임 있는 행정력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우리 국민들도 이제 스스로를 방역 대상자라기보다는 방역 주체자라고 인식하자. 나와 타인을 위해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의 안전수칙을 지키고 보건당국에서 내리는 조치에 적극 협조하자. 물론 이 모든 상황들이 당분간 우리의 일상을 불편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이 지리한 시간이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일이다. 지금은 우리가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이다. 우리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지킬 것은 지키며 서로 협조할 것은 도와야 한다. 마치 섀도우복싱을 하듯 눈에 보이지 않는 적, 코로나19와의 대결에서 코리아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자. 그리고 행동하자.

한울안칼럼
이여진
강남교당, 서울교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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