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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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단상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0.04.07 23:05
  • 호수 11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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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정부는 더욱 강력해진 방역체계를 선포했다. 4월 ‘벚꽃길’을 전면 차단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종교집회를 비롯한 대중시설 이용을 19일까지 자제시켰다. 가장 강력한 방역은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사실에 우리는 점차 적응해 가는 중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춰 섰고, 두 달이 지났어도 우리는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번 바이러스 창궐은 인류문명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고마운 경고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종의 가장 낮은 단계의 자가격리다. 2월부터 시작되었으니 길게는 2달이 되어가는 자가격리 속에서 우리는 어떤 깨침을 얻었을까. 멈춰 서 있는 동안 무엇을 보았을까.

며칠 전 지인들과 함께 감사일기 유무념을 시작하면서 일상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다. 그동안 말로만 외웠던 감사생활이 내 삶과 얼마나 연결돼 있었던가. 받는 데만 익숙해 은혜를 발견하고 감사를 표현하는 데는 너무 인색하게 살아왔음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가 가르쳐 준 것은 ‘감사하라’였다. 네가 감사 바이러스가 되라는 메시지였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20년간 우주와 인간에 대한 의심을 품고, 갖은 구도 끝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 때에 “자력으로 구하는 중 사은의 도움이라”고 하신 말씀이 원불교 은(恩) 사상의 뿌리가 됐다. 은혜를 알아 보은하는 삶, 그것은 “고맙습니다”라는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그동안 경쟁 사회에 살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과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을 구별하여 이분법적인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작은 것에서도, 심지어 미물 곤충까지에도 감사할 줄 알면 우리의 과욕은 멈출 수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코로나19가 인류문명의 대전환을 경고하는 메시지임을 알고, 작은 것에서부터 ‘감사’ 바이러스를 퍼트리면 그동안 ‘아파했던 지구’도 조금은 더 건강해질 것이다. 나와 가장 가까운 인연과 나를 둘러싼 ‘모든 생명’에게 오늘부터 함께 해보면 어떨까.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4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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