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 이창균 대호법 천도재]고사_사랑하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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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 이창균 대호법 천도재]고사_사랑하는 아버지
  • 이상준 교도
  • 승인 2020.04.0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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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아들 이상준(명덕)

사랑하는 아버지

아버지를 못 본지 어느새 2달이 되어갑니다.
문득, 아버지가 계시던 병원 앞을 지날 때면 아직도 거기 계신 것 같아 ‘병원에 좀 들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깨닫고는 ‘왜 살아계실 때 더 자주 못갔을까?’ 후회만 듭니다. 

아버지가 연세가 들어가고, 몸이 약해져가도, 늘 그 자리에 계실거라고, 항상 저를 지켜봐주실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병원에 계실 때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아버지의 쇠약해진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것일 수도 있을까요?

아버지는 늘 저에게는 초인과도 같았습니다. 허허벌판에서 지금의 한림을 만들어 낸 아버지의 업적이 초인과도 같았고, 가족의 위기 앞에서 발휘되었던 아버지의 사랑이 그러하였습니다. 

초등학교때, 담임선생님이 누구를 가장 존경하는지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아버지를 적어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제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래전 기억부터 저에게 초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쇠약해져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건강을 회복하겠다는 아버지의 강한 신념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역시 아버지는 초인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몸이 불편할 뿐, 정신은 어느 누구보다 건강하고, 끝까지 열정을 잃지 않으셨던 아버지에게 저는 마지막까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이제, 몸의 고통이 없는 곳에 계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다만, 다시 아버지의 온기를 저의 손을 통해 느낄 수 없다는 것이 그리고, 또 가르침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10여년 전, 아버지의 자서전을 집필할 때, 저에게 해주셨던 많은 이야기들. 어머니와 함께여서 이룰 수 있었다 말씀하셨지요. 탈고를 위해 원고를 여러 번 읽고 또 읽으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이룩한 이 업적을 반드시 지키겠노라 굳게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외된 이웃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아버지의 건학이념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일찍이 원불교를 만나, 일과 신앙생활 모두 공심 일념으로 사셨던 아버지의 삶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제 삶의 먼 훗날에, 그 길을 조금이라도 따라간 삶을 살았다면 아버지를 생각하며 진심으로 웃을 수 있을 겁니다.

문득 문득 아버지가 그리울 때, 아버지와의 추억에 눈물을 흘릴지 몰라도 그 잠깐은 용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이생에서의 모든 근심 걱정은 잊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해탈 천도하시기만을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다음 생에는 더 복을 지을 수 있는 곳으로 오시기를 기원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하더니, 돌려드릴 기회도 없었던 것 같아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다른 것이 아니겠지요. 아버지와 어머니의 업적을 잘 지켜나가고, 우리의 자식들을 건강하고 훌륭하게 키워내는 것이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가족 모두가 아버지의 해탈 천도를 위해 정성을 다하여 간절히 기도하오니, 일체의 탐진치를 벗어나고 애착 탐착을 끊어내어 다시 일원회상에 돌아와 대업을 성취하고 무량한 혜복을 얻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20년 3월 26일 막내아들 명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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