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미래를 위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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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미래를 위한 선택
  • 라도현 교도
  • 승인 2020.04.21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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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의 공즉시색(空卽是色) 18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시국에도 선거는 치러지고, 각당의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사력을 다합니다. 누군가의 일생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화려함의 정점이 권력일지는 몰라도, 나라 밖에서 더욱 무섭게 휩쓸고 있는 병고와 죽음의 모습 속에서 삶의 실상을 생각합니다.

‘朝朝役役紅塵路 爵位纔高已白頭 閻王不怖佩金魚 思量也是虛浮浮’
‘아침부터 세속 일에 바쁘게 뛰며 / 벼슬 잠깐 높아지니 어느덧 백발이네 / 염라대왕이 고관대작인들 두려워하랴 / 생각할수록 허망하고 뜬구름 같아라(浮雪居士).’

소위 복을 타고나서 오래도록 재색명리를 즐겼던 사람도, 해와 달이 기울어 두껍게 갈라진 껍질을 두른 고목처럼 스러질 때가 되면, 자신이 지은 업(業)을 따라 내생(來生)의 처분을 또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불문에 든 사람은, 한없는 윤회의 수레바퀴 속에서 자기 자신을 건지기 위해 마음공부의 뜻을 일으켜야 합니다. 

불지를 향한 본격적인 수행에는 간화선, 묵조선, 염불선, 위빠사나, 그리고 우리의 무시선법이 있습니다. 

간화선은 ‘이뭣고’와 같은 원초적 의문이나 조사(祖師)의 짦은 말[話頭]에 깊은 의문을 품는 것이 공부의 핵심입니다. 화두를 간절하고 간절하게 의심하고 또 의심하다가 마침내 때가 되면, 일체의 모양과 문자를 넘어서 본래 구족한 절대(絶對) 자리를 깨닫습니다. 그런 뒤에는 이 자리가 번뇌망상으로 가리지 않도록 하며, 공원정(空圓正)의 자성을 영원히 떠나지 않음으로써 완전한 해탈을 성취합니다. 

묵조선은 망상과 분별을 넘어선 곳, 텅 비고 고요한 마음의 본바탕을 깊이 관조하는 수행법입니다. 늘 안으로 오롯이 집중하여 모든 잡념을 내려놓고 지극히 깨어있다보면, 성성적적한 마음자리에서 저절로 두렷한 자성의 혜광이 드러납니다. 그리고나서 이 경지가 늘 한결같이 이어지도록 수행을 지속해 감으로써 완전한 해탈에 이르게 합니다. 

염불선은 ‘나무아미타불’이라는 그 염송 소리에만 오롯이 마음을 집중하는 수행법으로, 차츰 염불이 깊어지면 모든 번뇌망상이 사라져 텅 비고 밝은 본성이 두렷하게 드러납니다. 초기에는 염불소리에 집중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나, 깊이 들어가 성성적적한 경지에 이르면 모든 육근작용이 저절로 공적영지의 자성을 떠나지 않습니다. 공덕은 묵조선과 같습니다. 

위빠사나는 부처님이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한 수행법으로, 처음엔 들고 나는 호흡에 오롯이 감각을 집중합니다. 수행이 깊어지면 육근동작에 대해서 항상 깨어있음으로 수행을 하는데, 눈으로 볼 때는 본다는 것을, 소리를 들을 때는 듣는다는 것을 알고, 냄새와 맛과 몸의 느낌과 생각이 일어날 때는 그 일어남을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오롯이 깨어있는 수행으로 일체의 참 모습을 깨치고 반야의 지혜로써 완전한 해탈과 열반을 성취합니다.

우리의 무시선법은 의미에서는 묵조선과, 수행과정에서는 위빠사나와 일치합니다. 공적영지의 성품을 여의지 않고 진리의 공원정(空圓正)을 나투는 수행으로써, 완전한 해탈로 성불에 이르게 합니다. 

불법의 가치는 현실 속에 있으며, 직접 수행하고 스스로 그 결과를 체험해야 합니다. 머리로 이해하고 이론으로만 말하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무릇 생사가 저 멀리 있지 않으니 더 늦기 전에 분발심을 내어 수행길에 나서야 하겠습니다.

假使說法如雲雨 感得天花石點頭 乾慧未能免生死 思量也是虛浮浮 
설령 구름에 비 오듯이 법을 설하고 / 하늘에서 꽃비 내리고 돌이 고개 끄덕여도 / 마른 지혜(乾慧)로는 생사를 면치 못하네 / 생각할수록 허망하고 뜬구름 같아라 (浮雪居士)

나우의 공즉시색
라도현 교도
화정교당

 

4월 16일자 온라인특별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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