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개인의 행복 넘어 사회·공동체 회복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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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개인의 행복 넘어 사회·공동체 회복에 적극 나서야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0.05.20 19:31
  • 호수 11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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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종교계 좌담회
코로나19가 던진 생태적 질문·과제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주최한 코로나19가 던진 생태적 질문, 종교의 과제 좌담회에 대한불교조계종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여암 스님, 김선철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행위원, 원불교환경연대 조은혜 사무처장(사회자), 가톨릭평론 박문수 편집위원장, 본사 강법진 편집장, 연세대 이성호 목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코로나19 사태에 각계 전문가들이 해법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종교계는 그 어느 때보다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간의 욕망이 빚은 생태계 파괴는 코로나19를 불러왔고, 이는 지구 스스로가 자정능력을 발휘해 인류에 경종을 울린 결과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주최하고 원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우리신학연구소, 국제기후종교시민(ICE) 네트워크, 작은형제회JPIC, 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가 주관해 5월 7일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코로나19가 던진 생태적 질문, 종교의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본사 강법진 편집장과 기후위기 비상행동 김선철 집행위원, 가톨릭평론 박문수 편집위원장, 연세대 이성호 목사,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여암 스님이 패널로 참여했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유튜브 생중계로 자리를 마련했다. 사회는 원불교환경연대 조은혜 사무처장(사직교당)이 맡았다.

좌담회의 주제인 코로나19가 던진 생태적 질문에 대해서 김선철 집행위원은 “세계인들이 감염병으로 공공보건·의료에 대해 다시 경험하게 됐고, 코로나 여파로 경제활동도 위축됐다. 국제노동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33억 명의 고용인 중에 16억 명이 직접적인 실업을 경험하거나 생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포스트 코로나를 말하지만 한쪽에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이 두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이 정말 코로나19의 교훈인가 아니면 경제성장의 방편만을 찾는 것인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의 디지털화 등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코로나19로 약해진 경제를 회복하겠다는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다.

이에 강법진 편집장은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한 만큼 경제도 빨리 회복하려고 하지만 무엇보다 가까이 이웃하고 있는 소외계층을 살피는 일에 더 노력해야 한다. 또한 K-방역으로 한국이 세계에 주목받은 만큼 지도자에 대한, 서로에 대한 신뢰 회복으로 우리나라가 정신의 지도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패널들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사회자 조은혜 사무처장은 “코로나19를 맞아 종교계가 사람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보다 정부 지침을 준수하며 소극적 대응에 그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며 이에 대한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질문했다.

이성호 목사는 “뼈아픈 질문이라 생각한다. 종교가 오프라인 모임을 제약받아서 어떤 대안을 제시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코로나로 드러난 인간사회의 배제와 혐오, 차별 문제에 대해 종교가 좀 더 포용과 협력의 메시지를 전달해 사회 치유에 나서야 했다고 본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박문수 편집위원장은 “어떻게 종교인답게 살까를 고민하지 않았던 이들이 종교인이란 이타적이고 협력적 삶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를 맞았다”면서 “이를 실천하려면 자기 안위에만 급급했던 기존 삶의 방식을 자연과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는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종교계가 자기 안위나 내부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사회적 의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여암 스님은 “불교의 연기설 관점에서 보면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자리이타의 정신에 바탕해 서로를 살펴야 한다. 중생이 아프면 부처가 아프다는 말처럼 자비의 실천이 불교가 추구할 가치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의 마무리 발언은 기후위기 비상행동 김선철 집행위원이 전했다. 그는 “오늘 나온 종교계의 이러한 자성의 목소리와 대안들이 교단 내 지도부와 성직자·신도들 간에 더 긴밀한 토론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그래서 (원불교에서 말한) 종교인의 신앙생활이 개인의 행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가까운 이웃 공동체의 행복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종교인들이 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좌담회에 함께한 사람들이 국민 여러분 덕분입니다며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5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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