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식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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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식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 전정오 교도
  • 승인 2020.06.16 20:57
  • 호수 11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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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맹활약 중인 세계 각국의 영웅들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가장 비중 있게 다뤄졌다. 코로나19 발생 후 첫 브리핑 당시의 모습과 최근 초췌한 모습을 비교해 가면서 영웅 중의 영웅이라 칭했기 때문에 그것을 본 한국 사람들은 ‘정은경 보유국’의 자긍심을 크게 느꼈을 것 같다.

정은경은 어느새 대한민국 공직자의 표상이 됐다. 정은경은 첫째, 두터운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신뢰를 쌓았다. 셋째, 솔직하다. 성심성의껏 답하면서도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줄 안다. 넷째, 소신이 뚜렷하여 외부의 압력과 간섭에 굴하지 않는 모습이 참으로 의연하다.

마스크 대란 당시, ‘면 마스크도 괜찮다. 면 마스크라도 활용하자’는 내용의 브리핑을 정 본부장에게 요청했다가 단호히 거절당했다고 한다. 끝으로 겸손하다. 총리 주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구성되어 코로나19 대응에 여러 부처가 참여하고, 각 지자체와의 협력도 진행됨을 내세우며 자신의 역할을 축소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이야기를 장황하게 한 것은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리더로서의 존재감이 크게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후한 점수를 받는 공직자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예상되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가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다. 재택근무는 최근 몇 년 동안 빠른 속도로 증가돼 왔는데, 이 같은 증가세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 같다. 재택근무로 인해 일하는 방식과 시간, 장소 모두 유연해진다. 하지만 직장 동료들, 부서장, 고객들과 물리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줄어든다.

교당에서도 유튜브 법회를 활성화하게 될 것이며, 그만큼 교도들끼리 만나는 기회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그 물리적 거리를 극복할 유일한 방법은 서로 눈에 띄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전화나 SNS를 통해 잘 소통하고 공부담도 나누고, ZOOM과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단회도 하는 등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변화의 대열에서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우면서 활용해 보면 처음에는 더디겠지만 점차 익숙해진다.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어떤 형태로 계속 만연할지 모른다. 이에 따른 장기적 영향, 즉 의료 서비스의 과부하, 경기침체, 소비 습관의 변화 등에 대해 교무들이나 임원들은 미래학자처럼 사고해야 한다.

처음 접해 보는 환경 속에서 필자는 교도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도 무척 고민스럽다. 단회, 순교, 교도훈련, 각종 동호회 활동 등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법회도 매주 한번 교당에 모두 모여 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차례로 나누어서 소규모 법회를 보는 방식도 일상화 될 수 있고, 그 형태도 영상법회 등 다양하게 전개할 수도 있다. 교당의 물리적 공간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소프트웨어 혁신 중심으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변화가 오더라도 교단이 잘 되고, 교당이 잘 되고, 교도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진화되어 갈 것이다. 그러한 변화 중심에 정은경 본부장처럼 조용하면서도 신뢰를 주고 교도들의 마음을 한 데로 모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전정오분당교당 교도회장건국대 겸임교수
전정오
분당교당 교도회장
​​​​​​​건국대 겸임교수

 

6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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