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참 신앙인으로 거듭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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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참 신앙인으로 거듭나기
  • 전정오 교도
  • 승인 2020.07.14 14:55
  • 호수 11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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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하버드대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부나 명예가 아닌 ‘친밀한 인간관계’라고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의지하는 사람이 주위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행복하다는 이야기다.

최근 코로나19 변종의 재확산으로 팬데믹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우리가 교당에 다니는 이유를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우리는 왜 교당에 다니는가? 신앙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인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진리가 현실에서 어떠한 의미가 되어야 하는지, 신앙인으로서의 신념과 자세는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성찰과 고뇌를 깊이 요구받고 있다.

교회를 다니는 필자의 지인이 요즈음 교회 다니는 것에 회의가 든다고 한다. 평소 목사들이 병든 사람 병도 고쳐주고 앉은뱅이도 일어서게 해 준다고 했는데, 코로나19 확진자 하나 고쳤다는 이야기도 없고, 오히려 코로나19로 교회가 어려움에 처하는 것을 보니 믿음이 크게 약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다른 신자들은 이 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신앙심의 깊이에 따라 사태를 받아들이는 마음과 자세 또한 달라진다는 것이다. 신앙인에게는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을 신심이 가장 중요하다.

전산종법사의 올해 법문이 ‘신성으로 공부하자’이다. 우리는 요즘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나의 신성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과연 원불교 신앙인으로 얼마나 투철하게 진리를 믿으며 탐구하고 있는지, 깨우침을 얻으려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오래된 나의 습관과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지 깊이 반조하면서 나의 신성을 점검해 봐야 한다.

팬데믹으로 지금 우리는 일대 변혁을 맞이하고 있다. 변화의 물결은 언제라도 흐르고 있었지만 팬데믹이라는 변곡점을 맞아, 모든 게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언제쯤이면 팬데믹이 해결되어 예전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비대면으로 전환을 요구받고 있고, 원불교도 유튜브를 이용한 영상법회를 시도하고 있다. 분당교당은 지난 일요일에 줌(Zoom)을 활용한 교화협의회를 진행했다. 처음 접하는 화상회의를 교화협의회 임원들이 신기해하면서도 막상 회의가 시작되니 그 진지함은 실제 오프라인에서 하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언택트 시대의 가상체험을 교당에서 또 다른 형태로 접하는 계기가 됐다.

영상법회가 일상화되는 시대를 맞은 우리는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까. 영상법회는 집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지만, 교당에서 법회를 보는 것과 같이 법회 시작 전에 심신을 정갈하게 준비하고, 자리를 잡고, 법회 식순에 맞춰 정성을 다해 법회에 임해야 한다. 법회는 사은님께 경배하며 은혜에 감사하는 신성한 시간이라는 것을 추호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비대면의 시대에 답답증에 우울하기보다는 ‘경계가 곧 기회’라는 대산종사의 말씀처럼 오롯이 공부하는 기회로 돌린다면 나의 신성에도 큰 진급의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다행히 핸드폰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이다.

마음먹고 공부자세만 갖춘다면 진정한 신앙인으로 거듭나서 진리를 참구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이제 점차 가상설법도 일상화되고, 가상명상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교당에서는 7월 월초 기도를 유튜브로 했는데 집에서 영상을 보며 새벽기도를 하니 차분하고 참 좋았다. 바야흐로 새 시대 새 종교의 모습을 보여줄 때다.

한울안칼럼전정오 분당교당 교도회장 건국대 겸임교수
전정오
분당교당 교도회장
건국대 겸임교수

 

 

7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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