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여름휴가』 바닷소리를 들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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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여름휴가』 바닷소리를 들려 드릴게요
  • 김화이 기자
  • 승인 2020.07.14 16:22
  • 호수 11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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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산책7
『할머니의 여름휴가』 글.그림 안녕달, 창비, 2016년

덥다 덥다 하면서도 사흘이 멀다 하고 옥수수를 찌고 있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이 계절 특권인 옥수수를 포기할 순 없으니까요. 하지만 올여름엔 한 가지 포기해야 하는 게 생겼네요. 네, 바로 여름휴가.

과연 갈 수 있을지, 신경을 곤두세우며 굳이 꼭 가야 할지, 간다면 바닷가에서 무슨 수로 튜브 간격을 유지할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어른이야 한번(이면 좋겠지만) 꾹 참으면 되지만 문제는 아이들. 반 년 동안 마스크 쓰느라 귓등이 다 헌 아이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여름방학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보내고 싶은데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 여름밤입니다.

아, 가만 생각해 보니 방법이 있을 것도 같아요! 신비한 여름휴가를 떠나는 할머니가 계신데 그분께 도움을 청해 볼까요? 『할머니의 여름휴가』를 소개합니다.

옥탑방에 혼자 사는 할머니 집에 초인종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고장 난 선풍기에 의지해 거실에서 점심을 먹던 할머니가 몸을 일으켜 현관까지 가는 동안 울린 초인종 소리는 자그마치 여덟 번. 누구 성격이 이리 급한지 보는 이의 마음까지 급해집니다. 하지만 걸음을 옮기는 할머니와 강아지 메리의 표정이 동시에 밝아지는 걸 보니 기다리던 손님인가 봅니다.

급한 성격의 주인공은 바로 손자. 바닷가에 다녀왔다는 손자가 다음엔 할머니랑 같이 가자고 하네요.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할머니께 손자는 “바닷소리를 들려 드릴게요”라며 제 손바닥만 한 소라 껍데기를 선물로 내밉니다.

손자가 집으로 돌아가고 할머니는 다시 혼자가 됩니다. 바람 한 점 없는 오후, 할머니는 갑자기 옛날 수영복을 꺼내고 커다란 양산을 챙깁니다. 돗자리와 수박도 빠질 수 없죠. 어느새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할머니는 손자가 준 소라 껍데기 덕분에 메리와 함께 뜻밖의 여름휴가를 보내게 되는데요. 과연 어디로 떠난 걸까요?

올여름,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휴가를 맞이하게 될 텐데요. 어디서 어떻게 보내더라도, 조금 늦어지거나 조금 불편하더라도 바닷바람처럼 시원한 추억 많이 만드시길!

 

7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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