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무아봉공으로 한울안 정신 실천하는 원불교봉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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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무아봉공으로 한울안 정신 실천하는 원불교봉공회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0.08.2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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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죽산초등학교에서 밥차, 세탁차 봉공
서울봉공회·경기인천봉공회 협력 돋보여


안성 피해지역 찾은 원불교봉공회

원불교봉공회·원불교은혜심기운동본부·원불교재해재난구호대가 수해 피해가 많은 경기도 안성을 찾아 수해민을 위한 밥차와 세탁 차량 지원에 나섰다. 8월 10일~17일 7박8일간 이뤄진 이번 수해복구지원활동은 안성 죽산면 죽산초등학교를 거점으로 활동을 펼쳤다.

이번 구호활동에는 지난해 고성 산불 현장 지원에 경험이 많은 서울교구 봉공회가 초반 3일간 현장지원을 맡고 나머지 5일간은 현장과 가까운 경기인천교구 봉공회가 맡았다. 원불교봉공회 강명권 교무는 “재난이 안 일어나면 좋겠지만 각 교구마다 해당지역에 피해를 살펴서 주민들과 함께 했으면 한다. 필요한 물품과 지원 가능한 것들은 중앙에서 서포트하려고 한다"며 "정산종사는 ‘한울안 한이치에 한집안 한권속이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고 했다. 그 정신으로 우리가 봉공을 하고 세계사업을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실 재해재난 현장이란 것이 녹록치 않고 워낙 유동성이 커서 첫날 밥차 차량과 세탁 차량 자리잡는 데도 만만치 않았다. 다행해 안성시와 죽산면에서 협조해 죽산초등학교 운동장 한 켠에 자리를 잡고 대피소에 있는 수해민과 각 마을별 수해민들에게 하루 세 끼 도시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끼니 때마다 제공한 도시락은 총 200여 개로, 자원봉사센터 4곳, 안성시청 4곳 그리고 죽산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수해민까지 직접 대면하여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시, 군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따듯한 도시락을 전달할 수 있었다. 

죽산초등학교 강당에는 16가구 40여 명이 대피하고 있었다. 안성 지역은 홍수 피해 초기에 갑작스런 산사태와 하천 범람 등으로 집들이 쓸려내려가고, 죽산초등학교 근처의 남산마을에는 양계장을 하던 어르신이 토사에 쓸려 목숨을 잃었다.

이번 수해복구지원활동은 안성 피해상황을 듣고 답사를 나온 원봉공회 강명권 교무가 마침 안성시자원봉사센터장을 만나 지원이 성사됐다. 여느 때처럼 불시에 찾아온 재해재난에 발빠른 도움을 준 봉공회를 찾은 안성시장은 첫날 현장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성이 담긴 도시락

새벽부터 회원들과 함께 봉사를 나온 원용희 봉공회장은 “우리는 항상 무아봉공의 정신으로 일한다. 비록 수해민들에게 직접 대면해서 도시락을 나누지는 못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빠른 복구를 염원하며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실 아침 7시 식사를 도시락으로 포장하여 배달까지 하려면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원불교봉공회의 도시락을 받은 수해민들은 “그냥 일반 도시락이겠거니 했는데 도시락을 받아보니 따듯한 밥과 국, 즉석에서 만든 반찬까지 너무 맛있다. 이렇게 정성으로 만들어주니 감동이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경계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봉공회원들이 직접 수해민들을 만나 도시락을 전달할 수는 없다. 모든 도시락은 지역사회 봉사자들을 통해 전달했다. 갑작스런 폭우로 넘친 개울물에 쓸려온 물건들이 집 앞 입구를 막을 정도로 피해 입은 죽산면 어느 어르신을 찾았다. 원불교봉공회에서 마련한 도시락을 전달받고 “어디서 왔어?” 하고 묻는다. “원불교에서 왔다”는 말에 서너 번 감사를 표한다. 이곳은 홀로 사는 독고노인이 많은 시골인지라 홍수로 집 앞 마땅이 패이고 길이 무너져도 당장에 복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독거어르신들의 끼니라도 챙겨주기 위해 죽산초에서 도시락을 받아 수해민들의 집을 하나하나 방문에 전달해 준 안성시 연화마을 박창수 대표는 “수해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가구도 있지만 수해로 인해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많다. 그들을 도와야 하는데 아직 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원불교에서 따뜻한 도시락으로 끼니를 챙겨주시니 지역사회나 어르신에게는 큰 힘이 된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무아봉공하는 마음이 출가위

첫날부터 매일 현장을 찾아 봉공회원들을 격려해온 경기인천교구 김홍선 교구장은 “대종사님의 개교정신을 체받아서 삶 속에서 실천하는 분들이다. 하려는 의지로 하나가 되고 그 돕는 심법을 보면 출가위가 따로 없다. 이 모습이 출가위의 모습이다. 비록 수해민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하루빨리 일상으로 회복되기를 바란다. 모든 음식은 최대한 좋은 재료를 써서 정성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명감이란 경계 속에서 꽃이 핀다. 코로나는 시대의 운이다. 우리는 지금 자성반조하여 내실을 기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각자 처한 곳에서 내실 있게 공부하고 보은하는 공부인이 되길 바란다”고 시국의 어려움에 격려의 말을 전했다.

원불교봉공회가 안성지역에서 밥차를 지원한 곳은 총 140곳으로 일죽면, 죽산면, 삼죽면과 죽산초등학교에 대피해 있는 수해민들이다.

재해현장에 봉공세탁차 첫 개시, 효자노릇

한편 원불교봉공회는 밥차와 함께 이번에 처음으로 재해현장에 세탁차량을 지원했다. 수해로 인해 터전을 잃은 대피소 수해민들의 옷가지를 받아서 세탁부터 건조까지 깔끔하게 완료해 각 호수별로 가지런히 개어서 전달했다. 세탁옷을 받은 수해민들은 “일상이 무너져 마음까지 심난했는데 뽀송뽀송한 옷을 받으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다. 원불교에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재해재난이 발생한 지역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그들의 일상에 적잖은 힘이 되어주는 원불교봉공회는 무아봉공의 정신으로 실천하는 원불교의 표본이 되고 있다.

-재해현장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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