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공현장2] 지역의 어려움 함께할 때 교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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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공현장2] 지역의 어려움 함께할 때 교화 빛난다
  • 강명권 교무
  • 승인 2020.09.22 18:02
  • 호수 11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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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봉공회 강명권 교무

(지난 호에 이어) 16여 년 동안 봉공현장에 살면서 내가 늘 외쳤던 말이다. 교화하려면 지역과 연대를 해야 하고, 지역과 연대하기 위해서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교당과 교구가 힘을 합해 도와야 한다. 그래서 재해가 일어나기 전부터 출가교역자광장 게시판에 “우리 교당과 기관이 괜찮더라도 지역 피해상황을 살펴달라”고 때마다 부탁했다. 하지만 대부분 교당과 교구가 재정적 문제로 지역의 재난을 외면한 경우가 많았다. 사실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함께하면 큰 재난이 아닌 경우에는 적은 예산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할 방법은 많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번 박오진 교도님의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비 지원은 원불교가 지역교화하는 데 중요한 마중물이 됐다.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희사자 덕분에 이번 재해재난활동은 각 교구 봉공회뿐 아니라 지역교당들도 홍보가 많이 됐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서 우리의 활동이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원불교 홍보가 지역사회뿐 아니라 전국에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됐다. 희사자와 중앙봉공회와 지역봉공회(교구·교당)의 협업으로 이뤄낸 결과다.

철원으로 가는 길에 제안을 받고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도착했더니 철원 이길리 지역은 마을이 잠기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했다. 물높이를 재보니 180cm 이상이었다. 집집마다 흙탕물로 가득 차고 한탄강의 물살은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다행히 교당들은 피해가 없었지만, 군부대 안에 들어가 있는 혜산진교당은 피해가 컸다. 김화교당 교무가 보내준 사진으로만 확인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서울로 올라왔다. 다행히 수해 이재민들을 위한 물품 구입비는 박오진 교도님이 준다고 했으니 그나마 안심이 됐다.

안성에서의 수해이재민돕기 봉공활동은 7박8일로 정했다. 이번에는 봉공회 빨간밥차와 함께 봉공세탁차량도 함께 가게 됐다. 주방을 책임질 송천교당 김도원 교도님에게 연락해 식사 메뉴를 짜게 하고, 시장을 봤다. 그리고 이왕 경기인천교구로 봉공활동을 가니, 초반 3일은 경험이 많은 서울봉공회가 돕고, 이후 5일은 경인교구 봉공회에게 운영권을 넘겼다. 현장에 도착하니 출발하기 전 받았던 이재민 급식 인원보다 줄어있었다. 비가 그치면서 집안 정리를 하루라도 일찍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피소를 떠난 것이다. 어찌 됐든 우리는 최선을 다해 급식을 하고 빨래를 해결해 드리기로 했다.

특히 봉공세탁차량은 현장에서 첫 개시한 거라 걱정도 많았다. 다행히 빨래를 받은 수해민들이 뽀송뽀송하게 빨래를 건조까지 해주니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왔다. 모두 봉공회원님 덕분이다. 식사는 비대면이라 전부 도시락으로 나눴다. 처음 받아간 분이 도시락이라 해서 음식이 차가울 줄 알았는데 따듯한 밥과 바로 만든 반찬에 감동을 했다. 소문이 퍼졌는지 첫날 도시락 수혜자보다 안성을 떠나올 때의 수혜자가 더 많았다. 안성을 떠난 지 1주일이 넘어서도 마을 사람들이 원불교 밥은 정성스럽고 좋은 재료를 써서 맛있게 먹었다는 말을 계속 들려주니 재난을 통해 원불교를 홍보하는 큰 계기가 됐다.

 

9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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