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기후행동선언...기후위기를 대전환의 희망으로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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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기후행동선언...기후위기를 대전환의 희망으로 극복하자
  • 우형옥 기자
  • 승인 2020.09.22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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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환경회의 주관, 환경부 후원
6대 종단 종교인기후행동선언 선포
“정부, 기후위기 범국가기구 설치해야”
6대 종단 종교인들이 원불교 서울교구청 옥상에 올라 '종교인 기후행동 약속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울안신문=우형옥] 이상기후 현상과 코로나19 등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종교인들이 종교적 성찰과 실천을 선언했다.

5대 종단 주요 환경단체 연대체인 종교환경회의(상임대표 김선명 교무)는 9월 22일 원불교소태산기념관 서울교구청 소태산홀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종교인 대화마당’(이하 종교인대화마당)을 개최했다.

인간으로 인해 죽어간 생명을 위한 묵념과 타종으로 시작된 종교인대화마당은 원불교환경연대 김선명 상임대표를 비롯한 기독교·불교·천주교·천도교·유교 대표자들의 ‘기후위기를 대전환의 희망으로’라는 종교인기후행동선언으로 이어졌다.

종교인들은 선언문을 통해 “가난한 삶과 무소유의 근본 가르침을 저버리고, 욕망의 사회를 저지하기는커녕 편승을 부추기며, 물질을 우상으로 섬기고 이를 위해 자신의 신앙마저 왜곡하고 이용하는 큰 죄를 저질러 왔음을 깊이 참회한다”며 기후위기를 대전환의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 공동의 규범과 지침을 만들어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 더불어 정부와 국제사회에 비상사태 선언과 범국가기구 설치 등 정책 변화와 협력을 강력하게 제안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종교인기후행동선언을 하고 있는 종교인들. 왼쪽부터 양기석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대표, 정윤택 천도교 교화부장, 최영갑 유교산수회장, 김선명 원불교환경연대 대표, 미광 불교기후행동 대표, 양재성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대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종교인기후행동선언을 하고 있는 종교인들.
왼쪽부터 양기석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대표, 정윤택 천도교 교화부장, 최영갑 유교산수회장, 김선명 원불교환경연대 대표, 미광 불교기후행동 대표, 양재성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대표.

종교인대화마당은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줌과 원불교환경연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웨비나(인터넷상으로 열리는 회의) 형태로 수어통역과 함께 생중계됐다. 이에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이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으며,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가톨릭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 송범두 천도교 교령 등 각 종단 대표의 인사도 영상으로 송출됐다. 오 교정원장은 더는 구호만 외치는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지구온도를 낮추기 위해 인간과 자연만물이 서로 불공하는 처처불상의 자세와 아끼고 나누는 이소성대의 마음을 실천을 강조했다. 종단의 대표들은 각 종단의 교리에 따라 궁극적으로 모두 생태문명의 전환을 말했다.

2부는 강우일 주교의 ‘기후위기 시대, 생태공동체 회복을 위한 종교적 삶’ 강연과 각 종단 환경단체의 기후행동 현황과 과제 등의 사례가 발표됐다.

강 주교는 기조발표를 통해 근세 이후 인류는 지구를 여러 천연물질을 내포한 창고 정도로 생각해왔다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인간으로 하여금 만물을 ‘다스리고 지배하라’는 성경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실책을 저질러왔다. 지배란 절대적인 지배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구고 돌보아야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종교인들의 급선무는 이웃들에게 생태계 안의 다른 피조물에 대한 연대 의식과 존중의 태도를 확산하는 인식의 변화라고 밝혔다. “자본주의·소비주의가 부추긴 인간의 과욕을 줄이고 이웃과 형제와 나눔을 실천하는 것, 사람들을 소유·소비·지배 욕구에서 해방시키는 일이야말로 기후위기의 근원을 치유하는 길이고 종교인들이 가장 크게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종교인들에 당부했다.

이어진 워크숍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이진형 목사, 불교환경연대 한주영 사무처장, 원불교환경연대 오광선 교무(공동대표), 천도교한울연대 전희식 공동대표,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양기석 신부,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ICE) 민정희 사무총장이 자리했다.

기독교는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 발족과 기후위기 신학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며, 기후약자와 기후난민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 등 교단 안에 조직을 만들고, 탄소헌금을 모아서 기후위기대응 기금으로 사용하자는 삭개오세 등 기후위기 대응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종단에 비해 늦었지만 그만큼 더 탄탄하고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6월 불교기후행동을 출범한 불교는 불교기후학교, 릴레이 기후위기 비상선언, 거리 피켓팅을 했으며, 천주교는 5개 종단 중 가장 먼저 가톨릭기후행동을 출범하고 전국 14개 교구에 환경사목위원회 또는 생태환경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해오고 있다 전했다.

천도교는 ‘기후폭동을 해쳐 나가자’는 이름으로 천도교 환경선언문을 발표하고, 5층 이하는 계단 이용하기, 전자 쓰레기 줄이기 등 공동실천 10대 강령을 정해 실천하고 있으며, 원불교는 7월 원불교기후행동을 출범하고 천지보은 일상수행, STOP 1.5℃, 몽땅 초록교당, RE100 원불교 등의 활동방향을 정해 ‘1인 1톤 탄소 다이어트’ ‘3덜 운동’ ‘나이만큼 나무심기’ ‘원불교 Earth Hour’ 등의 지구살림 9가지 약속을 실천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민정희 ICE 사무총장은 “종교인기후행동이 각 종교가 지닌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신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큰 역할을 해달라. 또 종교적인 언어를 통해 정치 세력을 압박하고 견인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함께한 단체들은 활동 공유를 통해 서로 지혜를 나누고 범종교적인 행동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종교인기후행동선언은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국내외 동시에 발표됐으며, 세계 종교인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친환경 행동에 관심이 요구된다.

 

9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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