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도 STOP 1.5℃ 남은시간 7.5년 "바로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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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도 STOP 1.5℃ 남은시간 7.5년 "바로 코앞"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0.09.22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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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 종교환경회의 한목소리
종교인 기후행동 선언문 호소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등 6대 종단 연대체인 종교환경회의가 9월 22일 원불교소태산기념관 종교동(서울교구청) 옥상에서 대형 현수막 퍼포먼스로 지구온도 1.5℃를 낮출 수 있는 시간은 7년반 밖에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종교인 기후행동 선언문을 낭독하는 각 종단별 대표.
종교인 기후행동 선언문을 낭독하는 각 종단별 대표.

 

6대 종단 종교인들이 둥글게 손을 잡고 원을 그린 후 음악에 맞추어 느릿느릿한 몸을 움직이며 느릅나무 춤을 추는 앨름댄스. 느릅나무 춤(Elm Dance)은 인간을 위해 죽은 나무를 기억하는 춤이다. 1986년 소련 체르노빌 핵 발전소(현재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최악의 핵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 사람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핵구름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느릅나무 숲에 방사능의 비를 뿌렸다. 사람 대신 많은 느릅나무가 죽었다. 앨름댄스는 그 느릅나무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춤으로 하늘을 향해 길게 뻗은 나무처럼 손을 높이 들어 고요한 숲의 정령에게 참회와 감사의 마음을 담는다. 

 

종교인 기후행동 선언문

기후위기를 대전환의 희망으로
 

지금 우리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해양생태계는 붕괴되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과 혹한, 대규모 산불과 가뭄, 강력한 태풍과 폭우, 토양이 황폐화되고 사막화가 확대되어 농업생태계도 위기에 처했으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온난화를 막아줄 산림은 급속히 줄어들고, 생물종 다양성이 파괴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기후 불평등이 심화되어 수천만의 기후난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46억년 지구의 역사에서 최근 200여년 동안 인간에 의해 발생된 일입니다.

우리 스스로 돌아보며 회개합니다.

이 위기는 모든 생명과 만물이 관계 맺고 의존한다는 진실을 깨닫지 못하고, 나누고 차별해온 우리의 어리석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연결된 세계에서 모든 생명은 확장된 자신입니다. 이웃의 고통은 곧 자신의 고통이며, 뭇 생명의 죽음이 곧 자신의 죽음임을 깨닫지 못한 우리의 무지가 그 원인이었음을 깊이 참회합니다.

함께 누려야 할 자원을 소수의 부유한 나라들이 독식했고, 미래세대들이 써야 할 자원까지 빼앗아 현세대의 탐욕을 채워 왔으며, 천지자연의 은혜를 잊은 채 배은의 삶을 살아온 것을 깊이 반성합니다. 더욱이 우리 종교인들은, 가난한 삶과 무소유의 근본 가르침을 저버리고, 욕망의 사회를 저지하기는커녕 오히려 편승하고 부추기며, 물질을 우상으로 섬기고 이를 위해 자신의 신앙마저 왜곡하고 이용하는 큰 죄를 저질러 왔음을 깊이 참회합니다.

우리 종교인은 다음과 같이 다짐하며 선언합니다.

모든 종교는 파국적인 기후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인류의 양심을 회복할 윤리와 도덕을 새롭게 정립하고 사랑과 자비, 은혜와 공경의 보편적인 가치를 발휘하여 지구생태계를 살리는 길에 모든 방법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연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관계변화의 정립을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첫째, 더 이상 물질적 경제성장이 인류의 발전을 대표해서는 안되며, 자연의 유한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모두가 연결된 존재임을 깨달아, 서로를 살리는 사회적 관계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둘째, 자연에서 인간이 주인이 아니며 모든 생명들이 지배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평등한 존재로서 그들 고유의 권리가 존중되는 자연과의 관계로 새롭게 재편되어야 합니다.

기후비상사태 극복을 위해 긴급한 대응을 제안합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시간이 우리에게 불과 10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 동안 온 세계가 산업시스템을 비롯한 정치와 경제, 문화 모든 영역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한 전환’을 이루어내지 않으면 모든 생명들이 대멸종의 파국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긴박한 상황에도 한국과 세계의 정치, 경제인들은 오로지 경제성장과 자국의 이해에 한정된 단기적인 관심사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은 기후악당국가라는 심각한 비난을 받고 있음에도 획기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미온적인 대응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는 세계 각국과 힘을 합하여 전 지구적인 정책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힘을 모아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대전환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정부가 기후위기를 비상사태로 선언하고 총체적인 대응을 위한 범국가기구를 설치할 것을 강력히 제안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기후위기의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정부가 근본적이고 거대한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며, 저마다의 교리에 근거하여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변화의 실천을 소중히 여기면서 동시에 큰 변화와 전환을 이루기 위해 다음과 같이 행동하겠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생태위기의 해결을 위해 실천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많은 것보다는 적은 것, 큰 것보다는 작은 것, 높은 곳보다는 낮은 곳에서 함께 하며 깊은 영성과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닫고 실천하겠습니다. 또 천지부모의 모든 은혜에 감사하며 생명평화의 세계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특히 기후위기의 해결을 위해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소중립의 사회가 되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환경교육을 통해 기후위기를 널리 알리고 이웃 생명과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며, 생태적 정의를 세우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행동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위기를 대전환의 희망으로 만들겠습니다.

기후위기는 인류에게 우울한 파국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평화를 위해 희망찬 세계를 향한 밝은 기회이며, 굴절된 삶을 올곧게 펴는 거대한 전환의 계기임을 확신합니다. 환경위기와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바로 그러한 전환을 촉구하는 절박한 신호입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과정은 두려움과 혼란이 아니라 미래세계를 위한 적극적인 창조임을 확신하며, 우리 종교인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의 규범과 지침을 만들어 행동할 것을 다짐합니다.

2020년 9월 22일
불교, 기독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종교인 일동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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