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말고 교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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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형 말고 교무형
  • 한울안신문
  • 승인 2020.10.13 14:35
  • 호수 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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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2020년 추석 연휴, KBS에서 방영된 나훈아 콘서트에 나온 신곡 ‘테스형’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소크라테스를 동네 형처럼 ‘테스형’이라고 부르는 가사에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세대에도 화제가 됐다.

역사 속에서 위대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인생 선배에게 고민을 털어놓듯 아주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에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패러디가 쏟아졌다. 또한 국내 음원사이트 멜론의 사용자 중 ‘테스형’을 가장 많이 듣는 연령대는 바로 20대와 30대로, 각각 34%와 29%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웃음이 나왔지만, 가사를 보니 눈물이 난다” “가사가 정말 마음속에 와닿는다” 등의 댓글도 심심치 않게 보이며, 많은 청년이 이 노래에 공감하며 위로를 받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쩌면 청년들에게는 나훈아가 소크라테스를 테스형이라고 외치며 자신의 삶과 고민을 하소연하듯, 언제든 묻고 대화할 수 있는 친근한 존재와 공간이 필요할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법회가 있는 날이 아니면 문이 닫혀 있어 갈 수 없는 교당, 큰 어른·스승이라는 생각에 예를 갖추고 따르지만 어려운 교무님, 현실과는 동떨어진 설교 내용 등 교당이 싫은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접근하기 어려워 교당을 떠나 잠자는 교도로 있는 청년들이 많다. 몇 달 전 진행했던 온택트 청년·대학생 집콕훈증이 종법사가 직접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답하며 친근하게 다가가 청년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을 생각해보자.

낮은 자리에서 항상 친근하고, 열려있는 그런 교당, 그런 교무님. 청년들에게는 다가가기 어렵고 조심스러운 교무님이 아닌, ‘교무형’ ‘교무언니’가 필요하다.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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