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안신문=강법진] 카메라를 잡은 지 4년 만에 세 번의 개인전을 연 사진작가가 있다. 서해 갯벌과 푸른 바다, 석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많지만, 그는 좀 독특한 시선을 지녔다. 포구에 정박해 있는 낡은 배가 오랜 시간 의지해 왔던 밧줄을 보며, 그 강인한 생명력에 압도됐다는 그는 갯벌과 밧줄을 주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10월 11일 갤러리 강호에서 ‘실오리 인연(因緣)’ 사진전을 개최한 육상표(법명 성원·죽전교당) 사진작가는 현재, 은덕문화원 가을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카페 마고에서 '운명적 인연'을 주제로 10월 한 달간 작품을 전시 중이다. 원불교 내에서 첫 전시라 그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흑백 사진 위로 반짝 빛나는 갯벌과 밧줄에 의지해 드넓은 바다에 정박해 있는 배들을 카메라에 담아 세상에 내놓은 그는 “세상의 풍파에도 견디며 살아온 나의 삶을 되돌아보며, 조용히 물결치는 출렁임에도 흔들거린 내 인생에 실오리 같은 인연들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음을 알았다”라고 말한다.
그는 서해바다는 삶에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희망이고 탈출구였다며 “카메라를 메고 바다 앞에 서면 넓게 펼쳐진 질퍽한 갯벌이 나를 위로했다”라고 회상한다.
하늘과 땅, 땅과 바다, 바다와 갯벌 그리고 질퍽한 어부들의 삶이 그에게는 사은(四恩)으로 다가왔다. 사은의 은혜를 발견하고부터는 땅에 뿌리 내리고 서 있는 지금 이 자리,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해졌다는 그. 정년을 맞이한 지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진가로서의 길을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운명적 인연' 사진전은 은덕문화원 카페 마고에서 10월 말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