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의 향기] "대학생교화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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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의 향기] "대학생교화 함께해 주세요"
  • 우형옥 기자
  • 승인 2020.11.02 21:39
  • 호수 19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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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대학생연합회 박범진 회장
원불교대학생연합회 42대 회장 박범진 청년교도

 

“뭐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결산을 준비하는 11월이네요. 아쉽고 허하고 그렇습니다.” 원불교소태산기념관 9층, 교화훈련부 청소년국 사무실에는 마치 상주직원처럼 앉아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41·42대 원불교대학생연합회(이하 원대연) 회장을 역임한 박범진(27) 교도. 한 게 없다고 말하지만, 그는 코로나19 속 어려운 대학생 교화를 위해 대학원도 휴학하고 전국의 대학교 교우회를 챙기고 있다. 특히 올해는 청소년국과 원불교청년회와 연대해 집콕훈증, 청년심야선방 등의 새로운 온택트 상시훈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느라 광주집과 서울을 밥먹듯 오가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연대의 힘

“1월, 열심히 준비하던 겨울 대학선방이 취소됐고, 전국의 대학교 교우회도 휴회가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대면 법회나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 고민하다가, 각자의 행사를 준비하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원불교청년회와 청소년국과 연대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온택트 훈련, 교육을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과 기술이 필요했는데 같은 고민을 가진 세 단체가 힘을 합쳐 해결한 거죠. 그래서 원만하게 이뤄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020년, 우리의 모든 일상이 비대면·온라인 중심으로 변했다. 지금은 교단도 적응해 곳곳에서 온라인 교화와 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어떻게 할지 몰라 정체됐던 시기에 가장 먼저 변화를 받아들이고 시도한 곳은 바로 원대연이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힘을 합친 이들 덕분에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ZOOM과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이용한 집콕훈증, 청년심야선방은 온택트 교화 행사의 성공적인 선례가 됐다. 전국의 대학생 교우회 역시 마찬가지다. 원대연은 침체된 대학생 교화를 위해 교우회 내부 행사에 경품과 교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교우회원들은 화상회의와 SNS를 통해 각 교우회의 문제 상황들을 공유하고, 각자의 해결방법들을 공유하는 등 연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원대연이 말하는 대학생 교화

“대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확실하고 명확한 교육과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험시키고 흥미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우리 교법은 알았을 때 분명 도움이 되지만, 일방적인 설교법회로는 대학생들을 설득하고 붙잡을 수 없습니다. 직접 겪고 체험하게 해줘야 하는데 그런 기회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교화대상으로 또 교화자로 직접 겪으며 느낀 원불교 대학생 교화의 아쉬운 점을 똑 부러지게 말하는 그를 보며, 주인의식을 가진 대학생들을 믿고, 그들이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남을 돕는 재미

어린 나이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활동하는 그를 보며 ‘모태신앙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었는데, 사실 그는 원불교를 안 지 10년이 채 안 됐다. “고등학교 3학년 어느 날, 친한 친구 한 명이 갑자기 원불교를 아느냐고 물어봤어요. 제가 역사책에서 들어봤다니까 다짜고짜 교무님이 새로 오셨는데 재밌을 거라고 같이 교당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따라갔어요.” 향냄새도, 머리가 울리는 듯한 경종 소리도 모든 것이 생소하고 신기했다.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느낌이지만 싫지는 않았다. 그게 다였다.

그러나 대학교에 입학하고 종교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불현듯 원불교가 생각났다. 그래서 혼자 교당을 찾았다. 스무 살, 원불교에 입교한 그는 광주교당 청년회와 집 근처 조선대학교 원불교 교우회에서 활동하며 신앙을 키웠다. 후에 자신이 다니고 있는 호남대학교에 원불교 교우회를 창립하고, 광주전남교구 대학생연합회인 호송아리 창립을 발의하는 등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다.

유무념, 마음일기, 선 등 훈련을 통해 점점 바뀌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지만 그가 원불교에 빠진 이유는 바로 ‘공익심’이다. 원대연 임원을 하고 싶었던 이유도 남을 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저의 꿈이 의료계 봉사자나, 연구원으로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법을 안 거죠. 원불교 교법으로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고, 감동을 주는 것. 또 저희가 하는 일을 통해 친구들이 성장하고 행복해하는 걸 보면 너무 재밌고 보람이 있어요. 힘든 건 순간입니다.” 그는 작년, 원대연 활동을 시작하며 출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올해, 그 신앙과 서원은 더 확고해졌다.

11월 21일 정기총회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치는 그는 뒤를 이을 미래의 43대 임원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남을 위하는 게 자기를 위한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에게 유익 주는 삶의 재미는 정말 해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그 일이 나에게 감동을 주고 나 자신을 뿌듯하게 한다는 것을 체험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공익심으로 사는 삶, 그의 행복을 응원한다.

11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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