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은 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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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은 빼주세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20.11.17 13:24
  • 호수 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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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코로나19 속에 올해는 여름 장마에 이어 가을 가뭄이 기승을 부린다. 기후변화다. 요 며칠 사이에는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19 재확산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인간의 자각 없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경고로 들린다.

천지자연은 호리도 틀림이 없으되 인간은 그 도를 알아 보은행을 하고 있는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10여 개월 동안 우리는 개인 방역에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전 지구적 실천운동에는 방만했다. 개인 방역이나 집단 방역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코로나19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뉴노멀(New Normal)의 일상을 요구하고 있다.

10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실천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와야 한다. 아직까지 교단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공식적인 선언이나 메시지가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행동하는 지구인들이 교당에서 또는 지역사회에서 피켓팅을 하고, 매월 지구살림 유무념을 실천하고, 친환경 생활제를 만들어 쓰는 등 기후행동을 이어가고 있어 다행이다.

얼마 전에는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포장을 할 일이 생겼다. 아이스크림 담는 용기, 운반을 돕는 봉투, 떠먹는 숟가락까지 모두 일회용품들뿐이었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딸려 오는 일회용품들이 만만치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겨우 “숟가락은 빼 주세요”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작은 실천운동을 하나 제안하고 싶었다.

코로나로 배달음식이 많아진 이때, 음식점마다 일회용 숟가락·젓가락 빼기 운동을 시작하면 어떨까. 카페에서 텀블러(개인컵)에 음료를 담으면 소액을 면제해 주듯이, 배달음식에 숟가락·젓가락 빼기 운동을 하면 100원이라도 감액해 주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더불어 원불교기후행동에서 추진하고 있는 11월 공동유무념 ‘플라스틱 없는 하루’ 챌린지에도 동참해 개인 방역을 넘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보은자들이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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