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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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동그라미
  • 김연주 수습기자
  • 승인 2021.02.02 23:11
  • 호수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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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학 시절을 돌아보면 마치 까마득한 옛날만 같다. 십 년도 넘은 일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졸업 후 다사다난한 시간들을 보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원광대학교 입학 전에는 원불교에 대해 전연 알지 못했지만, 평소 종교에 관심이 많아 원불교 수업을 열심히 들었고 A+를 받았다. 수업시간에 만난 예비 교무님들이 꼿꼿한 자세로 지각 한번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던 모습이 아직도 인상깊게 남아있다.

졸업 후 나는 작가가 되고 싶어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발적으로 사회의 파도를 경험했다. 눈물도 땀도 많이 흘렸지만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모은 돈으로 뒤늦게 어학연수도 다녀왔고, 늦깎이 대학원생이 되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서울 생활은 여전히 너무 힘겨웠다. 돈을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과 분위기가 싫어 매번 뛰쳐나오기 일쑤였다.

맛있는 음식을 마구 먹어도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떨어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그때 학교 근처에 있는 원불교 서초교당을 보게 되었고 대학 시절이 떠올라서 교무님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건강문제로 학교를 휴학하고, 몇 개월 후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졸업 후 취직을 했지만 역시 나는 예전과 같은 이유로 회사에 적응하지 못했다.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때쯤 한울안신문 기자 채용공고를 발견했다. 면접을 보기 위해 흑석역을 나오던 순간 새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기 시작했다. 축축하지 않은 따뜻하고 친절한 눈이었다. 고개를 들고 보니 동그라미가 얼핏 눈에 들어왔다. 대학 시절 보았던 그 동그라미였다.

한울안신문 수습기자가 된 후, 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아직도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모나고 부족한 나를 동그라미가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원불교 교도도 아닌 나를 ‘한 가족’으로 따뜻하게 받아준 교무님들께 감사드린다.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독자들도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이 되길 바란다. 

 

2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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