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당, 용산 시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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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당, 용산 시대를 열다
  • 박혜현 교도
  • 승인 2021.02.16 14:52
  • 호수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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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원문화해설단과 떠나는 소태산 대종사의 경성교화(完)
옛 서울교당 대각전(원기 85년)
옛 서울교당 대각전(원기 85년)
현재 서울교당
현재 서울교당

 

1919년 7월부터 용산구의 한강로 2가 일대에 일본인들이 들어와 살게 되면서 이곳을 신 용산이라 했다. 광복 이전까지 신용산은 일본인 촌이었다. 용광사는 일본인 주지 택광범 외 40명이 조선총독부에 허가를 받아 용산구 신계동에 1917년 6월에 창립한 절이다. 총독부의 비호 아래 1932년 3월, 용광사는 일본인 거주지인 경성부 한강통 11-131번지로 이전한다. 경복궁에 있던 융문당(조선시대 문과 과거시험장) 건물을 해체해 와서 법당으로 짓고, 융무당(조선시대 무과 과거시험장) 건물로는 요사채를 지었다.

법당 옆에는 대형 지장보살 입상을 세워 일본인들의 지장보살 도량으로, 한국에서 생활하는 일본인들이 죽으면 용광사 옆에 있는 화장터에서 화장하여 그 유골을 보관했다. 광복이 되자 용광사 주지가 절을 버리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구 용산에 사는 불법연구회 회원이 용광사의 소식을 전하자 박해산(일타원 박사시화의 오빠)의 외동딸 박영주가 용광사에 들어가 짐을 풀었다. 곧이어 경성지부 이동진화 교무와 성의철 회원이 서둘러 입주했다. 불법연구회 경성지부는 한남동 정각사에서 4개월을 지내고, 용광사가 인수되자, 원기31년(1946) 6월에 이사해 불법연구회 서울지부 간판을 단다. 불법연구회 서울지부는 3966.9㎡로, 경성부 한강통 11-131번지였으나 토지지목 수정으로 용산구 한강로 2가 55번지로 바뀐다.

원기35년(1950) 한국전쟁이 나자 서울지부 이동진화 교무와 이유일화 감원은 피난도 가지 않고, 폭격으로 식당채가 불타는 가운데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배급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며 서울지부를 사수한다. 그러나 서울지부는 전쟁 중, 국군이 주둔하며 전사한 장병들의 납골당으로 사용된다. 전쟁 후 서울지부는 원불교로 정식 불하를 받지 않은 상태여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파괴된 식당채를 복구하고, 불하받기 위한 여러 노력 끝에 원기39년(1954) 8월 대지와 가옥 일체를 불하받는다. 그러나 토지대장과 등기부등본에는 원기53년(1968) 4월 9일자로 국가로부터 재단법인 원불교로 이전등기된 것으로 되어 있다.

용산의 용광사를 원불교 서울지부로 불하받는 데에는 서울지부 성의철 지부장(숙명여전 학장)과 그의 남편 김동성(조선일보 편집장, 민의원 부의장)의 도움이 컸다. 이 부부는 부산지부 불하와 원광대학교 인가에도 큰 힘을 보탰다. 융문당은 서울교당 대각전으로 사용되고, 융무당은 남자교무 숙소로 사용되었으나, 아쉽게도 교당정책에 의해 원기91년 말 해체됐다. 이후 융문당은 영산성지 원불교 창립관으로, 융무당은 백수해안도로 옆 옥당박물관에 이전 복원된다.

원기9년 3월 소태산 대종사의 상경으로 시작된 경성교화의 싹은 계동에서 창신동으로, 창신동에서 돈암동으로, 돈암동에서 한남동으로, 그리고 용산에 서울교당이 자리 잡으며 꽃 피우게 된다. 이후 원기41년(1956) 개성지부 교도들이 서울에 내려와 종로교당을 개척하면서부터 대종사의 교화 염원은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세계 곳곳에 일원의 진리가 울려 퍼져 지금에 이르게 된다.

 

현 청와대 터에 있었던 경복궁 융무당(上)과 융문당(下)
현 청와대 터에 있었던 경복궁 융무당(上)과 융문당(下)
옛 서울교당
옛 서울교당

 

이번 호를 끝으로 ‘서울원문화해설단과 떠나는 소태산 대종사의 경성교화’ 연재를 마친다. 글을 쓰는 내내, 교단 초기 큰 스승들의 확신에 찬 행적을 더듬으며 가슴이 벅차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자료는 서문성 교무와 방길튼 교무의 책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 그동안 소중한 글 연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박혜현·정릉교당 교도·서울원문화해설단 부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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